난세에 답하다 - 사마천의 인간 탐구
김영수 지음 / 알마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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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30일 토요일 저녁 7시 30분 상암동 오마이뉴스에서 티비녹화와 함께 진행된 김영수 선생님의 '난세에 답하다' 강연에 잘 다녀왔습니다. 사는 곳이 대전이라 오후일정을 다 미루고, 기차 타고 훠이훠이 올라간 수고가 전혀 아깝지 않은 참으로 멋진 강연이었지요. (선생님 또한 멀리 영광에서 4시간 넘게 버스를 타고 오셨다고 하니, 강연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십니다. 버는 돈의 절반은 길바닥에 뿌리고 다니는 것 같다는 말씀에 좌중이 모두 웃었지요. 우리나라에서 사기를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책을 내신 분이 딱 세 명인데, 그 중에서 대중에게 사기에 대해 알려줄만한 사람이 자신밖에 없다보니 그 책무를 다하고자 열심히 다니신다고 하시더군요.그런 열정이 없으셨다면 오늘 그 자리에 제가 초대되어 귀한 말씀 들을 기회가 없었겠지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책을 다 읽고 가려고 했는데 명절이 끼고 이래저래 연말연시의 바쁜 일정들이 겹쳐 다 못 읽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선생님의 명쾌한 강의에 책을 다 읽은 듯한 착각이 들더군요.^^  

이날 강연은 세 가지의 주제를 가지고 두 시간 동안 진행이 됐습니다. (질의응답, 사인회 포함)

1부 정치편에서는 오늘날 우리나라의 큰 문제인 정치력의 부재가 어디서 오는가에 대한 고찰이었습니다. 리더와 리더십을 생각한다는 소주제 아래 리더에 대한 평가는 자질과 용인으로 나뉘는데 사기에 나온 위인 가운데 유방과 항우를 비교해가며 현상인정형의 진화하는 리더인 유방이 현상집착형인 퇴보하는 리더인 항우를 이길 수밖에 없음을 알게 했습니다.

2부 사회편에서는 민심과 여론을 다루었는데 민심은 즉 천심이요, 당태종 이세민도 일찌기 '군주는 배요, 백성은 물이다'하며 민심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주소공의 명언으로 여론을 억지로 막아선 안 된다고 2600년 전에 이미 사기에서 말했건만 지금의 정부가 '사이버모욕죄'를 들고 나서며 인터넷 비판여론을 잠재우려는 시도에 대해 생각해 보게 했습니다.

3부 경제편에서는 탐욕을 성찰하고 상덕(商德)을 제시하는 화식열전을 들어 오늘날 경제의 문제를 말씀하셨습니다. 화식열전은 사기의 130권 가운데 129권으로 마지막 권이 사마천의 자서전이자 전체 권의 요약서인 '태사공자서'란 점을 감안할 때 사기의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권이라 할 수 있는데, 사마천이 왜 관념적인 것에서 출발하여 경제적인 것에서 마무리를 했는지 그 편집의 안배에 대해 여러모로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2천 5~700년 전에 이미 세상의 진리가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준 사기가 왜 고전 중의 고전인지 알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중국인들이 절대적으로 생각하는 이 사기엔 우리 고조선을 다룬 조선열전이 있고, 역사적 사실 면에서는 거의 틀림이 없을 거라는 말씀을 들으니 사기를 제대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마침 선생님께서 사기 전권의 완역작업이 곧 마무리 되어 조만간 책으로 나올 것이라 하니 어서 그 완역본이 보고 싶어집니다. 벌써부터 기다려지네요.^^

너도 나도 힘들다고 아우성치는 이 힘든 시대에 딱 맞춤하여 '난세에 답하다'란 책이 나오고, 필자인 김영수 선생님의 강의도 직접 듣고보니 이 시대를 헤쳐나갈 든든한 지침서와 멘토를 얻은 느낌입니다. 특히 정치를 하는 분들이나, 경제를 이끌어나갈 분들, 사회 각층의 리더들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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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국현 2009-02-16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 먼 영광까지는 어떤 일로 갔다오셨을까요....
혹 그쪽에 거처를 두고 계신 것은 아닐터이고

강연 다녀오셨다니 너무 부럽습니다.

다음 강연엔 저도 참석해보고 싶군요

말그미 2009-02-16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영광에 지금 살고 계신답니다. 그래서 그 먼 곳에서 오신 거지요^^
답글 고맙습니다, 봉국현님~
즐겁고 활기찬 월요일 보내시길 바랍니다!*^^*

봉국현 2010-01-16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럼 혹시 김영수 선생님 한번 뵐 수 있을런지....
그 분 내신 책은 모두 샀는데 싸인이라도 받고 싶네요...ㅋㅋ

영광 어디쯤이실까요...
제가 그쪽을 잘 아는데....
정말 꼭 뵙고 싶어요 완전 팬이라서....ㅋ
 
책과 노니는 집 - 제9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30
이영서 지음, 김동성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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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정말이지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을 받을만 한 책이에요!!!!!

책을 다 읽고 나서 그 여운이 오래도록 남아

표지의 은은하게 돋을새김(?)된 '책과 노니는 집'을 한참 바라보았답니다.

역사동화의 새장을 열었다는 심사평에 끄덕끄덕하게 되더군요.

어린 장이의 시선을 통해 영,정조 이후의 시대상을 정밀하게 파고 들면서

그 시대를 살아간 여러 계층의 삶을 다양하게 보여주는 것도 좋았고,

역사물이 은근히 담고 있는 교훈적인 어투나 이야기를 이끄는 영웅적 인물 없이

평범한 아이가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으로서 차분하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것도 참 좋았습니다.

 

비룡소에서 나온 '만길이의 봄'이나 창비에서 나온 '초정리 편지'

푸른책들에서 강숙인 작가가 내는 '마지막 왕자', '초원의 별', '화랑 바도루',

'아, 호동왕자'.'지귀, 선덕여왕을 꿈꾸다'들과 비교해

탁월한 문학성을 보여주는 역사동화라 생각됩니다.

앞으로 나오게 될 이영서 작가의 새로운 작품이 몹시도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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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딸기꼬치님의 "[어린이] "우리의 작은 노력이 지구의 미래를 바꿀 수 있어요!""

꼭 읽어보아야 할 책들이군요. 책갈피에 꽂아놔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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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포이닉스님의 "에드워드 권 강연회 참석 후기"

참석하지 못한 게 너무도 아쉬울 정도로 좋은 자리였음을 느끼게 해주는 좋은 후기네요.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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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mipiglet님의 "웃음넘치던 에드워드권 강연회 후기"

세세하게 잘 써주셔서 마치 제가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듯한 착각이 드는 후기네요. 잘 보고 갑니다. 이클립스님도 꿈꾸시는 바대로 나중에 훌륭한 요리사가 되시길 바랍니다. 그때 꼭 님의 요리를 먹으러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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