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엄마의 노래
윤여림 지음, 윤지회 그림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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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어린 나이에 노동을 하는 아이들을 생각해보게 하는 그림책이다.

하지만 책에 들어가기에 앞서 윤여림 작가가 써놓은 작가의 말을 읽지 않는다면 많은 부분을 그냥 놓치게 된다.

그래서 작가의 말을 잠깐 옮겨보고자 한다.

『지구 엄마의 노래』는 가슴 아픈 꿈을 꾸고 나서 쓴 글입니다. 내가 덮고 자는 이불, 입고 있는 옷, 맛있게 먹는 초콜릿이 누군가의 고통으로 이뤄진 것이라면? 그 누군가가 작고 연약한 어린이라면? 그 작고 연약한 어린이가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고 '세상 모든 어린이가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노래 부른다면? 그 아이가 부르는 노래를 글로 쓰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그 글이 그림책으로 만들어져 세상에 나왔습니다. 저는 또 꿈을 꿉니다. 언젠가 이 책이 사라지는 날을요. 어디서도 일어나지 않는 일을 이야기한다며 아무도 이 책을 거들떠보지 않는 날을요....

이 책을 접하기 얼마전,

어린이 노벨상이라도 불리는 세계어린이상 제 1회 수상자인 '이크발 마시'에 관한 책을 읽으며

지구상의 어린이 노동자들의 아픔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이 있다.

이크발 마시는 어린이 노예 노동에 항거하다 12살의 어린 나이로 피살된 파키스탄의 소년이다.

이크발은 4살 때인 1987년부터 카펫 공장에서 1루피씩을 받으며 하루 10시간씩 강제 노동을 했다.

도망치지 못하도록 묶여 지냈고, 화장실에 가는 횟수도 정해져 있는데다 아무리 일을 해도 늘어나는 것은 빚과 매질 뿐이었다.

노예와 다름 없는 생활이었다. 자유를 꿈꾸던 이크발은 1992년 공장을 탈출해 파키스탄 ‘노예노동해방전선(BLLF)’에 들어갔다.
그 뒤로 이크발은 세계 곳곳을 다니며 어린이 노예 노동의 실상을 폭로하는 일에 앞장섰다. 그의 폭로는 세계 양심의 심금을 울렸고,

는 세계 곳곳에서 항의로 이어져 파키스탄의 대형 카펫 공장 여러 곳이 문을 닫았다. 그러나 1995년 어린이 노동 운동가 이크발은

카펫업주의 사주를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괴한의 총에 숨진다.

이크발의 죽음은 어린이 노예 노동의 참상을 세계 곳곳에 고발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는 아직도 혹사당하고 보호받지 못하는 어린이 노동자들이 있다.

2004년 국제 노동기구 조사 결과, 세계에서 강제노역에 처한 아이들은 약 2억 4600만명(아시아 어린이가 60% 이상).

이 가운데 3/4 이 광산 같은 위험한 곳이나 화학약품, 살충제에 노출되어 있다. 일하다 숨지는 아이는 매년 2만 2천 명에 이른다고 한다.

부모님의 보살핌 아래 한창 꿈을 꾸며 즐겁게 살아야 할 어린이들이 끔찍한 노동의 현장에서 소리없이 스러져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잔인한 어린이 노동 착취 현상을 없애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지구 엄마의 노래'는 이 질문을 우리에게 강력하게 던지고 있다.

생일날 받은 꽃을 보다가 그 꽃을 키우기 위해 화훼농장에서 일하는 어린 친구들을 떠올리고

새 옷을 입다가 그 옷에 들어갈 솜을 만들기 위해 뜨거운 목화밭에서 일하는 친구들을 떠올리고

맛있게 초콜릿을 먹다가 그 초콜릿을 만들기 위해 카카오를 자르는 친구들을 떠올리고

물장구 치며 놀다가도 지구 한켠에선 멀리까지 물을 찾아 헤매야 하는 친구들을 떠올린다면....

편하게 즐기기만 하는 우리들이 아동노동에 시달리는 지구의 아이들을 한 번 더 생각해주고

이들이 노동에서 해방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준다면 이 아이들의 힘든 노동을 그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보다 적극적으로는 이 아이들이 만든 물건에 불매운동을 벌여 더이상 아동노동자들이 생겨나지 않도록 해야 하고,

그 아이들이 공장이나 농장 같은 노동현장이 아닌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교육시설을 만들어주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나아가 공정무역 거래에 참여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잘 사는 한 나라의 수혜적 차원이 아닌 범지구적 차원의 지속적인 관심과 전폭적인 지지만이

강제노동에 지쳐 스러져가는 지구의 어린이들에게 사랑을 전하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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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 2014-11-21 0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bnbbbn
 
엄마가 알을 낳았대!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2
배빗 콜 글.그림, 고정아 옮김 / 보림 / 199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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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11살이 된 딸이 태어나기도 전에 샀으니

우리집에 꽤 오랫동안 있었던 그림책이다.

처음엔 내가 읽는 게 좋아서 재밌게 읽다가,

아이가 태어나면서 베갯머리책으로 읽어주다가,

성교육이 필요한 시기에는 아주 재미난 성교육 책으로 쓰이게 되었다.

작년엔 7살이던 둘째가 유치원에 돌려보는 책으로 가져가선

친구들에게 엄청 대박을 터트린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이 우리나라에 처음 출판된 해가 1996년이니

만 15년동안 유아계 성교육책자의 바이블이라 할만 하다.

아이 키우는 집이라면 꼭 한 권은 있어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강력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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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음악 큰북작은북 음악여행 1
린레이 퍼킨스 지음, 이상희 옮김 / 큰북작은북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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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무렵 아이들에게 보여줄만한 책을 고르다 눈에 띈 책이었다.

스노우볼이 그려진 표지도 참 예뻤지만, 

눈 내리는 풍경에 어울리는 음악 열 세곡이 담긴 책이라서 선뜻 사게 되었다.

 

큰애는 몇년 전 호두까기 인형을 발레로 본 적이 있어서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인형 중에 나온 '중국의 춤'과 '풀피리의 춤'을 들으며

그 발레 장면을 떠올리며 무척 좋아했다.

책 속의 다양한 눈발자국도 아이들의 흥미를 잡아끌었다.

 

마지막에 나온 이야기의 반전도 멋졌다.

눈에 대한 행복한 상상을 하게 해주는 아름다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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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고백
김려령 지음 / 비룡소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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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어주고 들어주고 받아주어라.

 

가시고백을 홍보하는 유튜브 동영상에서 마지막에 떠오른 자막이다.

이 책의 독자인 교사에게, 부모에게, 청소년들에게 하는 말이란 생각이 들었다.

정말이지 이 책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그들을 키우는 부모이자 교사인 어른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최근 영화로 제작 상영되어 다시금 화제를 일으키며 선풍적인 인기를 몰고왔던

<완득이>의 작가 김려령의 역량이 다시금 느껴지는 신작 '가시고백'은

처음엔 사실 완득이처럼 흡인력이 강하지 않았다.

 

처음 몇 장에서 한참을 헤매다 책장을 덮고,

'아니야 읽어야 해~!' 하면서 다시금 책장을 열길 수 차례 했으니까.

'왜 이렇게 몰입도가 떨어지지?' 하면서

나 자신을 채근하며 초반을 넘기니 드디어

오호~ 하며 빠른 속도로 읽어내려가게 됐다.

 

<완득이>는 사실 책을 읽으며 술술 잘 읽히긴 했지만 아쉬웠던 부분이 많았던 작품이었다.

오히려 영화화된 뒤, 워낙 영화가 잘 만들어졌기에 원작을 다시 보게 됐다고나 할까?

그런데 이 소설 '가시고백'은 처음에 책 속으로 풍덩 몰입하기가 어렵지,

한 번 읽히기 시작하니 정말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었다.

등장인물들의 유기적 관계라든지, 살벌한 상황 속에서도 피어나는 인간적인 따스함 같은 것이

작품 곳곳에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기엔 별 탈 없이 잘 지내는 것만 같은 고등학생 아이들이 속으론 누구에게도 말못할 고민이 있고,(해일/지란)

겉으로 보기엔 시시껄렁 욕이나 해대는 애같지만 알고 보면 진짜 괜찮은 녀석이고,(진오)

겉으로는 착한 척 예쁜 척 생각하는 척 하면서 실제로는 어떻게 하면 자신의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을

교묘하게 물고 뜯을까 궁리하는 사악한 녀석이 있는가 하면,(미연)

반장병이라는 직업병에 걸릴 만큼 초등학생 때부터 쭈욱 반장을 해왔지만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속깊은 아이로 잘 자란 착한 녀석이 있다.(다영)

 

이 다섯 아이들, 아니 실제 주인공으로 따지면 미연을 뺀 네 아이들이

그 험난하고 힘들다는 고등학교 생활 속에서도 어떻게 우정을 피워나가는지 보는 과정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뒤에 가서 그들이 서로 고백하고 용서하는 장면에선 눈물까지 났다.

청소년 소설을 보면서 울기란 아마 처음이지 싶다.

또한 이 대목은 꼭 외워둬야지~ 하며 접어놨다가 메모를 해본 것도.

 

학교폭력, 왕따 등으로 인한 학생들의 자살이 연이어진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한 요즘 세상에

정말로 이런 아이들이 있다면, 이런 교사가 있다면, 이런 부모가 있다면... 

그런 현실이 좀더 완화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보았다.

백말이 소용없다, 무조건 읽어보시라!!!!!!!

초강력 울트라 추천이시다!!!!!!!!!!!!!!

.

.

.

 

그나저나 '작가의 말'을 보니

작가의 경험 속에서 우러난 글임을 암시하는 대목이 있는데

그럼 작가 김려령의 분신은 과연 누구일까.....?

해일? 지란? 미연? 

그것이 무~~~~~~~척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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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사기열전 1 어린이를 위한 사기열전 1
사마천 원작, 김기정 각색, 유대수 그림, 김원중 감수 / 고릴라박스(비룡소)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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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만화책이길래 웬 만화책? 쫌 실망이다... 했는데

책장을 넘기며 이 실망은 즐거움과 설레이는 기대로 바뀌었다.

 

중국의 역사서인 사마처늬 사기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꼭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워낙 방대한 양때문에 쉽게 접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래서 나도 사기에 관한 책들을 여러 권 샀지만 끝까지 완독하여 이해를 다한 책은 없다.

 

그런 사기를 어린이들이 읽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사기 가운데서도 가장 흥미진진한 열전을 택해

만화라는 형식을 빌어 쓴 이 책은 접근성 측면에서 일단 성공했다.

 

춘추시대 정치가로 원래 초나라 사람이었으니 정치적 모함으로 아버지와 형이 죽자,

오나라로 몸을 피해 왕 합려를 보좌해 오나라를 강대국으로 키운 오자서를 다룬 1권은

191쪽까지는 만화로, 192쪽부터 199쪽까지는 앞선 만화내용의 이해를 돕는 자세한 배경 설명이 이어져

사기열전에 관한 지식도 골고루 얻을 수 있도록 했으니 내용면에서도 성공했다.

 

마지막으로 만화내용이 핵심을 짚어낼만큼 간결하면서도 중간중간 위트를 빠트리지 않아

재미있게 술술 잘 읽힌다는 점에서 오락성에서도 성공했다.

보면서 얼마나 낄낄거리며 웃었는지 모른다.

만화에서 이 오락성이 빠진다면 앙꼬 없는 찐빵 아닐까?

 

이처럼 일석삼조의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는 참한 만화책이

바로 '어린이를 위한 사기열전'이다.

2권에선 월나라의 범려가 소개된다고 하니 벌써 기대가 된다.

과학만화계의 지존 와이, 한자만화계의 지존 마법천자문이 있다면

역사만화계의 지존으로 어린이를 위한 사기열전이 급부상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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