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병국 주방장 보름달문고 38
정연철 지음, 윤정주 그림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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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6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정연철 작가의 '주병국 주방장'은

그동안 보아온 동화의 차원을 넘어선 작품이었다.

한 편 한 편 읽으면서 작가의 글을 풀어내는 재주에 경탄과 감탄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 이 책의 특징은

결말이 열린 구조라는 것이다.

이 책은

각 단편마다 사회적, 교육적으로 이슈가 될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

 

1. 주병국 주방장 - 공부와 미래의 꿈과의 상관관계

 2. 외계인 친구 1호 - 왕따를 당하는 아이의 심리와 적극적으로 왕따시키는 아이의 운명적인 엮임

 3. 독립만세 - 정글의 시대에 철저히 길들여진 엄마와 딸의 얄미운 행태에 깔린 심리

 4. 쑥대밭 - 택지개발의 그늘에 가려진 원주민들의 애환

 5. 껌 - 이성에 대한 관심과 갈등

 6. 쿵쿵 - 아파트 층간 소음에 대한 다양한 입장과 시각

 

이런 첨예한 소재를 아주 치열한 고민을 거쳐 작품으로 만들어냈음에도

결론을 작가가 제시하지 않고 독자의 상상에 맡기고 있다.

적어도 독자들이 자신이 의도했던 결론을 이끌어내리라는 믿음을 담아.

어쩌면 평범한 계몽적 이야기가 될 수도 있었을 이야기들이

우리에게 진한 물음표를 던지며 생각을 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추천사를 쓴 김진경씨의 글에서처럼

정연철 작가는 함부로 작품에 개입하지 않고 각 인물들의 관점을 철저하게 따라가며

각 인물들의 관점의 부딪침과 사실의 부딪침 속에서 저절로 진실리 드러나도록 하는데

그 과정에서 해학적 효과를 낳으며 타인의 시선에 의해 만들어진 가면을 벗겨 내어

진정한 우리의 모습을 언뜻 드러나게 한다는 평에 100% 공감한다.

 

진실하고 정확하지만 동시에 따뜻하며 새롭고 재밌는

'주병국 주방장'

정연철 작가의 다음 책이 무척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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