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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의 출세작 - 운명을 뒤바꾼 결정적 그림 이야기
이유리 지음 / 서해문집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검은 미술관, 화가의 마지막 그림 등 이유리 작가의 전작들을 통해 이번 작품도 충분히 기대가 됐다.
지난 여름, 올초에 문을 연 원신흥도서관에서 작가의 강연이 4주로 잡혀있길래 집에서 꽤 먼 곳인데도 불원천리 강의를 들으러 꼬박꼬박 차를 몰고 다녀오기도 했다. 강연을 통해 작가가 끊임없이 그림에 대해 공부하고 연구하며 이를 대중에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구나 하는 인상을 받았다.
이번 책은 예술사에 한 획을 그은 거장들의 생기 넘치는 출발점인 된 거장의 탄생을 알린 그림들 즉 그들의 출세작을 소개하고 있다.
알폰스 무하에서 엘 그레코까지 18인의 예술가가 나오는데, 백남준 고흐 달리 밀레 쇠라 로댕 뭉크 오키프 등 이름만 들으면 척 알 수 있는 화가뿐만 아니라 렘피카, 다거, 베이컨, 프리드리히, 그레코처럼 나에겐 다소 생소한 화가들과 이쾌대 전혁림 같은 우리나라 작가들도 소개했다. 덕분에 책을 읽으며 다양한 화가와 그림에 대해 알게 되었다.
수레보다 못한 취급을 받았던 고흐의 그림,
기증마저도 오랫동안 거부당했던 쇠라의 그림,
평생 고강도의 육체노동을 하며 아무에게도 자신이 그림을 그린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은 헨리 다거,
여성해방의 신화가 된 그림을 그린 타마라 드 렘피카
지금은 이름만 대면 알만한 화가들도 한때는 무명시절이 있었고, 끝내 살아선 영화를 누리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그들이 어떻게 이름 없는 예술가에서 눈부신 명성과 화려한 성공을 얻게 되었을까? 그 계기가 된 작품은 무엇이었을까?
한 번쯤은 궁금했던 내용들을 작가는 자세한 자료와 근거, 관련 인물들의 이야기로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세기의 명작을 낸 대가들도 출세작을 내기 전에는 그들 역시 우리처럼 적당히 좌절도 해가며 살았고, 불확실한 삶의 바다에 한 조각 돛단배를 띄우는 심정으로 작품을 내놓았다는 말을 독자들에게 꼭 하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화가의 출세작에 얽힌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의 삶에 대해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한 장 한 장 그림과 함께 천천히 음미하며 읽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