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감정표현을 무서워한다. 그게 부메랑같은건데, 내 옆사람이 불편하면 그 불편해하는 모습때문에 내 마음이 불편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특별히 나쁜일이 있을 때는 가까운이들에게 더 살갑게 대하려고 노력한다. 그게 습관이 되었고 어느새 나는 표현하는 방법조차 잊어버려서 내가 원래 무딘 사람인줄 알았다.

생각해보면 표현하지 않았던 감정들은 불행버블이 되어 도통 꺼지지를 않는다. 이러면 펀더멘탈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감정표현의 걸음마를 떼려니 다자란 키와 늘어진 팔다리가 내게 앵겨붙어 떨어지질 않는다.

섭섭함도 마찬가지다. 나는 섭섭하지 않으려고 남들이 나에 대해 어떤 걱정이나 기대, 관심을 가지리라 애초에 생각하지 않는다. 근데 사람은 관심을 먹고 사는 영장류이다 보니 자꾸 혼자서 외로움을 타는 것이다. 속으로는 나도 누군가가 참 걱정해주고 그랬으면 하는데 겉으로 표현할줄도 모르고 말할줄도 모르고 생각할줄도 모른다. 이렇게 글자로 표현하기까지 자그마치 26년이 걸렸다. 이 순간이 지나면 잊어버릴 것이다. 그리고 또 섭섭해하지 않으려고 부다다 노력하면서 한쪽으로는 또 안그럴려고 테라피테라피 오오오옹오오오오오옴 하겠지 싶다.

아, 이럴 때 남자친구가 필요한가!

좋아 새해에는 집사람을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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