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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웨이 미술사 - 미술의 요소와 원리.매체.역사.주제 - 미술로 들어가는 4개의 문
데브라 J. 드위트 외 지음, 조주연 외 옮김 / 이봄 / 2017년 1월
평점 :
책을, 더 정확히 말하면 소설을 좋아해서 손에 책을 쥐고 다니는 모습을 본 주위 사람들이 '너 왠지 똑똑해보여.'라고 말을 했다.
처음에는 부정했지만(정말로 사실이니까), 책의 종류와 내용과는 상관없이 사람들은 다독=똑똑함으로 편견에 가득한 확신을 가지고 있었고, 그 확신이 부담스러워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안 할 수는 없는 노릇.
주객전도라는 말이 여기에서 나온다. 똑똑해 보이는 것이 선이었고, 실제 좀 뭔가 머릿 속에 채워넣기 시작하는 독서를 시작하는 것은 후였다.
똑똑해지기까지 여러 난제가 있었다.
미술, 음악 어떻게 할 것이냐? 특히 미술!
음악은 느낀다고 쳐! 좋다, 싫다. 미술은 도대체 뭐가 느껴져야 말이지.
미술관에서 본 미술은 정말이지 넘사벽(줄임말 좋아하진 않지만 딱 맞는 표현이다.). 그 중 최고봉은 현대미술.
저것도 미술인가?! 어떻게 저것이 미술이 되지?!
심지어 디자인도 갤러리에서 전시를 한대.
미술은 어디까지가 미술이지?
그래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주위엔 독서=똑똑함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지적 호기심이나 책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 대부분이어서, 도움을 청할 이가 없으니 책을 읽자로 결론을 낸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책이 마땅하지 않다.
그나마 괜찮다는 책들은 대부분 미술사에 관한 책. 갈증이 일었다.
그래서 신청한 게이트 웨이 미술사.
깜짝 놀랐다. 제목 정말로 잘 지었다.
이 책 따라가다보면 적어도 미술이라는 것이 뭔지 전체 몸통은 어떻게 되는지 윤곽은 그릴 수 있겠다.
정말로 미술에 이르는 길. 미술의 관문.
이 책은 크게 4부로 나뉜다.
1. 미술의 시각적 어휘인 미술요소, 그리고 미술의 원리에 해당하는 기초
2. 미술가들이 자신의 시각적 아이디어를 풀어낼 재료와 과정에 해당하는 매체
3. 미술작품이 필연적으로 영향을 받는 시간과 공간에 관한 내용, 즉 역사
4. 개성적인 미술가들이 공통적으로 다루는 주제
기초, 매체. 역사, 주제. 이 4가지로 미술작품에 다가가는 이 책은 굉장히 입체적이다.
늘 미술책을 읽을 때의 갈급은 어느 한 쪽 면에서만 바라보기 때문에 늘 코끼리 엉덩이 더듬으며 머리를 상상하는 경우였는데, 심봉사 눈이 번쩍 뜨이듯 요모조모에서 한 작품을 알려준다.
처음으로 갈증이 해결되는 기분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장점은 굉장히 골고루 작품이 나온다는 것이다.
늘, 미술책을 보면 나오는 작품과 작가는 비슷하다. 그래서, 미술 관련 책 몇 권을 읽었을 땐 왠지 미술 다 안 것 같았는데 전시회나 미술 매체를 통해서 접하는 작가들은 참으로 무궁무진하다.
이 책에는 고대에서 현대까지 우리나라에서 남미까지 지구에서 우주까지 내 생전 보도, 듣도, 알지도 못 했던 많은 작가들과 작품이 나온다.
세상은 넓구나. 세상의 미술은 이렇게 돌아왔고 여기까지 와 있구나!
아직은 샘플본이지만, 사기로 마음 먹었다.
다만, 곰브리치 서양미술사로 어떤 인문공동체에서 강의를 하던데, 이 게이트웨이 미술사 책으로 강의를 해줬음 정말로 좋겠다.
그럼, 정말로 쫓아가서 배울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