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제단] 심윤경 / 문이당 ★★★★

'작가의 말'중에서....
몇 권의 최신 소설을 읽어 냈건만 도무지 감수성의 한 줄도 당겨지지 않는 기이한 현상을 접하여, 나는 육아에 지친 나머지 정서적으로 조로하고 말았노라고 애통해했다.


도무지 어떤 것을 보아도 감수성의 단 한 줄도 당겨지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땐 차라리 지식이 듬뿍 담겨있는 책을 손에 들곤하지만 끝까지 읽게되지도 않는다. 이런 공백사이에 달의 제단을 읽게되었다.

작가의 말을 읽고 괜찮을 것같다는 -먼저 읽었던 이들의 소스가 전혀없는 상태에서는 작가의 말을 읽고 선택한다- 생각으로 펼쳐든 첫 부분부터 왠 옛 문체?

주석같은 것도 달려있어 도무지 이것까지 참고로해가며 읽어야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말마따나 요즘같아선 정서적 조로상태인 듯 하여 술술읽혀도 시원챦을 터에 옛 문체와 종갓집이야기라니...

허나 약간의 적응시간을 지나자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나 상룡과 정실의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며 재미를 더한다. 종갓집을 이끌어가려는 신념만으로 똘똘뭉친 할아버지와 시대에 걸맞지않는 더부살이 달실웃댁.

가문과 뿌리를 중시여기는 이런 소재들은 영화나 다른 소설 속에서도 종종 보아왔지만 참으로 비합리적이다.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사실과 현실을 인정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는 사람들을 보면 어찌나 불쌍한지.... 얼마전 보았던 "웨일 라이더"에서의 아버지의 하는 짓이나 상룡의 할배나 하는 짓은 우리나라든 외국이든 국적을 초월해 존재하나보다.

비합리적인 이야기로만 똘똘뭉쳤다면야 끝까지 읽기도 싫었겠지만 항상 이야기가 그렇듯이 비합리적인 모순의 논리를 받아들이며 사는 사람과 반항하는 사람들의 얽힌 삶의 이야기가 있지 않은가?

따지고 보면 예나 지금이나 다를바가 없다. 직장이나 가정에서 번번히 일어나는 일인데,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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