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삼관 매혈기] 여화 저/ 최용만 역 / 푸른숲

주문한 책이 배송되면 제일 먼저 손이 가는 책이있다.

배송료를 안 낼만큼 책을 주문하자니 항상 대여섯권을 한꺼번에 살 수밖에 없다.

몇권의 책 중 가장 늦게 손에 잡게 된 [허삼관 매혈기]라는 책은 기대이상의 큰 재미를 보았다.

그야말로 책읽는 재미를 톡톡히 느끼게 해 준 책이었다.

책을 사기전 간단한 리뷰를 읽게되는데 허삼관이라는 작자가 피를 파는 이야기가 그닥 궁금한 것도 아니고 그저 그의 전작이 '인생'이란 제목으로 영화화되었다기에 호기심에서 주문하였던 책이다.

읽어내려가며 '우하하'소리내서 웃어버릴 수 밖에 없었고 - 책을 읽으며 소리내서 웃어 본 기억이 까마득하기만하다 - 또 어느 순간 가슴이 찡하여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소설을 읽으며 지독히도 인간적인 허삼관이라는 작자에게 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얼레뻘레 피를 팔러가게되어 얻은 돈으로 무엇을 할까 고심하다 결혼이라는 것을 하게 되고 피를 판 돈은 혼을 판 것과도 같다는 생각에 함부로 못쓰고 귀중히 여긴다.

허나 살다보니 남들이 보면 비웃을 일에 피를 팔게도 되고 때론 어쩔수없이 피를 팔게되는 허삼관의 삶이 참으로 웃음이 나올지경이다.

중국에선 '자라대가리'라는 말이 무척이나 존심상하는 욕임에도 허삼관은 자라대가리라는 소릴 들으며 치욕스러움을 느끼고 결국은 자라대가리짓을 하고야 말게되지만 마음속의 중심만은 꿋꿋하게 받치며 살고 있다.

인간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있는 이 책은 시간가는 줄 모르고 단숨에 읽을 만큼 재미가 있다.


(이부분은 책을 읽을 분들은 건너뛰길)
허삼관이 부인과 결혼하기전 그녀에겐 혼사이야기가 오가는 이가 있었는데 허삼관이 세 아들을 낳고보니 큰 아들이 날이갈수록 부인과 혼사이야기가 오고갔던 그놈을 닮아가니 주위에 조롱거리가 되고 만다. 결국 부인의 자백을 받게되고 이런 저런 사건으로 그 남자로 인해 온갖 수모를 겪게되니 허삼관은 다른 두아들을 앉혀놓고 하는 말이, '너희들은 잘 명심해라. 그 000라는 작자는 니들 형의 애비로 우리집을 망신시킨 장본인이니 너희들이 이 일을 꼭 명심하고 다들 훗날 원수를 꼭 갚도록 하여라.'
' 그에겐 두 딸이 있으니 훗날 니들이 크면 그 딸을 꼭 강간하도록 하여라. 그래서 우리집의 원수를 갚도록 하여라. 명심하거라. 꼭 훗날 그 딸을 강간하여라'라며 심각하게 이야기하는 부분에선 그간 허삼관이 당한 치욕이 물거품이 될 정도로 웃음보를 터뜨리고 만다.

극심한 가뭄과 정치적 혼란으로 경제적 궁핍함에 시달릴때 피를 판돈으로 큰맘먹고 외식을 하게되는데 자기자식이 아닌 일락에게만은 그 돈을 쓸 수없다며 군고구마 사먹을 돈만 쥐어주고 국수를 먹으러 간 후 일락이가 느끼는 그 쓸쓸함엔 눈물이 안 나올 수가 없을지경이다. 가출한 일락이를 마지못해 찾아나선 허삼관은 대뜸 험한 이야기를 쏟아붓지만 결국 일락이를 등에 엎고 국수를 먹게되는 따뜻함과 그로인한 부자간의 신뢰는 자신의 피가 섞이지 않은 자식에 대한 편견을 넘어서 끈끈하기 그지없다.

마지막 장면마저 가슴저릿함을 뒤로한채 웃어버릴 수 밖에 없도록 만드니 작가의 글솜씨에 감탄을 하지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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