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뿔],[칼],[들개] 이외수글.
그리 좋아하는 작가는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다시 읽어보니 전에 읽었던 느낌과는 다른 느낌을 주었다.
[칼]과 [들개]는 마치 옛날 영화를 다시 보는 것처럼 구식인것도 같은... 그러면서도 요즘의 소설들이 다 그렇고 그런 비슷한 것들로 도배를 하고 있다는 차원에서 보면 신선하게 여겨지기도 했다.
질펀하게 묻어나오는 감정의 언어들이 때론 질리게 만드는 부분도 없쟎아 있었지만 [들개]가운데 주인공여자인 '나'가 독백하는부분을 옮겨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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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것일까. 인간은 결국 완전한 혼자가 되기 위해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혼자가 되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쳐보아도 결국은 혼자가 될 뿐 그 어떤 것으로도 사람과 사람은 완벽하게 혼합되어질 수가 없다. 마치 물방울이 서로 합쳐져서 하나의 물방울이 되듯이 그렇게 아무런 구분도 없이 합쳐져서 하나가 될 수는 없다. 쌍동이조차도 타인은 타인인 것이다. 비록 얼굴은 같을 수가 있을지 몰라도 마음은 같을 수가 없는 것이다.
목사님도 도둑놈도, 스님도 깡패도, 교수도 학생도, 장관도 실직자도, 운동선수도 간질병 환자도, 할머니도 갓난애도, 살아있는 한은 그 완전한 혼자라는 것 쪽으로 조금씩 발을 내디디고 있을 뿐이다. 어쩌면 살아 있는 동안 자신이 완전한 혼자라는 것을 느끼게되고 그것으로 모든 것을 다 이루었다고 생각되어지는 사람이 있을는지도 모르지만 그러나 거의 전부가 사실은 혼자가 아니려고 애를 쓰는 것 하나로 부질없이 한평생을 다 보내어버리고 마는 것 같기도 했다.'
2001년7월10일(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