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에 낀 남자] 김영하

근간 읽은 책중 가장 맘에 드는 책이다.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과 군더더기없이 전개되어가는 구성력등 참 맘에 든다.
언제 한번 김영하 홈페이지에도 들어가봐야되겠다.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는 전 작품에서보다
훨씬 자신감있게 작가가 쓰고싶은데로 써내려간 느낌이 있다.
전 작품인 [호출]은 이 책에 비해 경직되어있는 부분도 있고 어딘가 읽는 사람을 의식하고 글을 써내려가느라 작가의 자기 색깔을 다 보여주지 못한 느낌이 들었었는데 [엘리베이터~]는 이제사 김영하 자신의 색깔을 그대로 드러내놓은것같은 느낌이 드는 작품이다.

그가운데 유독 신선했던 단편은 [피뢰침]이었다.
벼락맞고 살아난 사람들의 모임인 "아드라"를 우연히 알게되고
아득한 기억저편에 묻어두었던 경험을 다시금 끄집어내게 된다.
그리고 그들의 탐뢰모임에 동참하게 된다.
그들은 굉장히 엄숙한 의식을 치르듯 온몸엔 전류가 잘흐르는 신발이며 모자등을 쓰고 손에는 철제로 된 지팡이를 하나씩들고 경건하게 세례받기를 기다리는 신도처럼 하늘을 향해 바라보며 낙뢰를 기다리고있다. 이 부분은 영상적 한 장면이되어 눈앞에 펼쳐진다.

결혼생활 한참후에 남편이 거세당한 흡혈귀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게되고 이 사실을 한작가에게 편지로 고백하는 [흡혈귀]도 작가의 상상력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고압선]은 그에게 한 점쟁이가 진지하게 '여자를 사랑하면.....당신은 사라집니다. 그러니 사랑하지 마십시오.'라고 시작된다.

[엘리베이터에 낀 그남자는 어떻게 되었나]는 한 소시민의 진부한 일상에서의 사건. 그러나 어느것하나 변화시키지 못하고 다시 일상은 계속되어진다.

처음에 이곳에 가끔 들르는 무꾸리님도 또 다른 사람들도 이책을 잼있게 읽었다하였는데 난 첫편인 [사진관 살인 사건]을 읽고
이전에 단막드라마로 각색되어 이미 봐버린, 그러나 여자주인공이 김설아(?)던가 넘 맘에 안들어 보는 내내 짜증스럽게 본 기억이 되살아나 그냥 이 책을 덮고 말았었다.
단막극으로도 꽤 흥미있는 이야기였는데..

그러다 문득 다시 손에 잡게 된 이 책은 근간 드물게 나의 흥미를 끈 책이되었다.

[호출]에서의 '도마뱀'같은 이야기며 거울이야기. 쌍둥이에 대한 상상등등.
작가의 엉뚱한 상상은 사실 내가 살아가며 남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혼자 상상해 온 것들이 소설속 주인공에게는 예사로운 일이니 나로선 반가운 일이었다. 엉뚱한 상상력을 들킬까봐 숨기고 살아오다 나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또 있구나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뭐 그런거랄까?

이책 친구에게 빌려주어야지~

 

2001년2월14일(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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