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나펜다 탄자니아 - 내가 사랑한 탄자니아의 모든 순간
정은희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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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동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코이카 해외봉사단으로 1년2개월의 체험을 담은 청춘의 기행문이다.

 

코이카 파견지역 중에서도 탄자니아를 소망하던 작가는 긴 기다림과 준비 끝에 비행기에 오른다.

처음으로 도착한 도시 다르에스살럄에서 삼일 동안 환영식과 현지 문화,행정 등 적응교육을 받고

모로고로 언어학교에서는 현지어인 스와힐리어를 복습한다.

모로고로 학교에서 탄자니아의 전통그림을 하루종일 그려 완성한 작가의 그림, 태양 아래를 힘차게 걷고 있는 두 마리 코끼리가 인상적이다.

 

TV로만 보던 탄자니아의 주된 의식주 생활을 소개하는데 화려하고 넓은 천 하나로 만드는 의상 캉가와 키텡게 패션과 몇 가지 가정식, 주거환경을 사진과 글을 통해 보여준다.

서민들의 교통수단인 미니버스 달라달라와 오토바이 삐끼삐기를 직접 타보며 폴레폴레(POlepole) 라이프로 느리게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서 한국에서 온 빨리빨리에 익숙한 작가는 점점 현지 생활에 적응해 간다.

 

그녀의 탄자니아 이름은 WEMA(웨마), 스와힐리어로 선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폴로 티셔츠를 입고 시장에 가면 그녀를 폴로 라고 많은 사람들이 불러 이름을 두 개 갖게 되었다.

예방접종을 하고 와도 풍토병인 장티푸스와 말리리아에 걸려 귀국을 결심할 정도로 심한 앓이를  하지만 현지인들의 따뜻한 응원과 지인들의 정성어린 음식을 먹고 다시 힘을 낸다.

 

작가가 만난 여러 아이들 중에 수줍은 미소에 크고 빛나는 눈동자를 가진 하루 비타민 '아부'와 미소천사 '무디'는 그녀의 탄자니아 사랑을 키워가는 싹이 된다.

 

팡가웨 마을에 첫출근을 하던 날, 새마을 사업장들을 둘러보며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창고로 쓰일 만한 곳에서 사무를 봐야하는 열악한 환경에 그녀는 다시 불끈 주먹을 쥔다.

회계업무, 소득증대사업, 출장, 아이들과의 수업 등을 진행하며 점차 성장하는 그녀를 만나볼수 있다.

미쿠미 국립공원과 우루구루 마운틴에 올라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고 세렝게티에서 사자도 만나고 그녀는  탄자니아의 대자연에 석양과 함께 스며든다. 

 

탄자니아 여행계획이 있거나 코이카 봉사단 중 탄자니아로 갈 계획이 있는 단원이 읽으면 좋을 현지 문화 적응에 필요한 여러 모로 도움이 될 만한 정보들이 실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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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코 상
사노 요코 지음, 윤성원 옮김 / 펄북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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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사노 요코가 유년시절과 성장기를 거쳐 성인이 되어 주관적, 객관적으로 바라본 엄마의 이야기다.

어쩌면 상처가 될수 있을 자신의 은밀한 가족사를 이렇게 담담하고도 솔직하게 풀어낼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책을 넘기며 공감이 되는 부분도 있고 가슴 아픈 부분은 잠시 호흡을 고르며 읽게 된다.

 

젊은 시절 요코의 엄마는, 오빠를 잃고 뜻하지 않게 큰딸이 된 그녀를 후려갈기기도 하고 들볶기도 하고 쏘아보기도 하던 억척스럽지만 요리와 살림에 능한 부지런한 여자였다.

요코는 엄마가 시키는 일들을 꾀를 부릴때도 있지만 대체로 척척 해내며 씩씩하게 성장한다.

집에서 30미터쯤 떨어진 강에서 양동이 두 개를 멜대에 달고 열 번쯤 날라 물통을 채우는 열살 여자아이 요코, 남자아이가 뺨을 때려도 울지 않는 요코, 가난한 대학시절 일년 내내 청치마 하나를 입고 다녀도 기죽지 않았던 사노 요코의 기질은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답을 찾을수 있다.

 

아이 일곱을 낳았는데 그중 셋을 잃은 여자, 마흔 두 살에 미망인이 된 여자, 혼자 힘으로 자식들을 대학공부까지 시키고 그후로도 꽃꽂이 선생도 되고 지방공무원도 한다.

집에 손님이 오는 걸 좋아하고 남편 제자들과 의지와 갈등 해결의 대화 상대가 되는 믿음직하며 열정적으로 살다간 여자가 요코의 엄마다.

평생 미안하다는 말 대신 '그렇지 않아요.' 라고 외치며 살아온 엄마는 치매에 걸린 후 마치 그동안 못다한 말들을 쏟아내는 듯 미안하다, 고맙다라는 말을 자주 반복하며 사용한다.

 

사노 요코는 자신의 엄마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묘사해 삼인칭 관찰자 시점같은 시즈코 상 자서전을 완성한다. 그것은 엄마에게 주는 그녀의 마지막 선물같다.

치장이나 가식이 없는 그야말로 날 것 그대로의 최고의 어머니 예찬이다.

정을 주지 않는 엄마를 미워하며 살던 그녀가 치매에 걸려 다시 아기가 된 엄마를 안고 펑펑 우는 장면은 읽는 이에게도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평행선을 달리듯 담담하고 고통스러운 일상을 살아온 엄마와 딸이 결국 하나가 되는 장면은 세상에 남겨진 미완의 가족들에게도 마지막 한 장의 퍼즐이 맞춰진 것처럼 따뜻한 위안이 된다.

긴 세월 엄마를 오해하고 미워했지만 결국엔 이해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보내드리는 그녀의 모습이 아름답다.

암 투병 중이던 그녀는 그리운 엄마를 만나러 2010년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차례

1. 엄마, 난 정말 못된 딸이야

2. 엄마도 참 힘든 삶을 살았네요

3. 미안하다 말해줘요

4. 치매에 걸려줘서 고마워요, 엄마

 

막대기 같은 굵은 팔뚝에 살가죽, 아니 주름이 붙어 있고,
그 주름에 푸른 정맥이 돋아 있었다.
가엾은 엄마. 쉬지도 않고 오로지 이 손으로 여태껏 살아왔구나.
이렇게 될 때까지.
눈물이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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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 - 권여선 장편소설
권여선 지음 / 창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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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언의 언니 혜언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삶과 죽음의 이면에 던지는 여러 물음표 속 상황들이 이어진다. 단편같은 각 장의 소제목과 이미지, 내용들이 레몬의 빛깔과 시큼함을 계속 연상케 한다. 맛을 보기 전에 침이 고이게 하는 것, 레몬은 끝을 알수 없는 그래도 계속 살아가야 할 인생과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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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뭐라고 - 우리의 삶은 함께한 추억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다
사노 요코 지음, 이민연 옮김 / 늘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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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인 다니카와 슌타로와 나눈 친구에 관한 대화와 작가의 산문이 섞여있다. 부제인 ‘우리의 삶은 함께한 추억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다‘ 처럼 책을 다 읽고나면 추억 속 친구들이 하나둘 떠오른다. 어린시절을 지나 학창시절, 성인이 될때까지 우정의 변주곡이 거울처럼 우정의 범주를 넓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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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번 산 고양이 비룡소의 그림동화 83
사노 요코 글 그림, 김난주 옮김 / 비룡소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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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 년이나 죽지 않고 태어나고 죽고 또 태어나서 죽는 과정을 무한반복한 고양이가 있었다. 여러 주인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하는 동안 고양이는 주인에게 많은 사랑과 귀여움을 받았지만 한번도 웃거나 울지 않았다.

임금님의 고양이가 되어 권위와 부를 덩달아 얻고 뱃사공의 고양이가 되어 온 세계의 항구를 다니며 자유를 누린다.

그러나 고양이는 주인을 사랑하지도 그러한 삶에 만족하지도 않은채 죽고 또 태어난다.

서커스단 마술사의 고양이로 태어나 통을 반으로 가르는 마술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다가 그만 정말 반으로 잘려 죽기도 한다.

개가 있는 집만 터는 도둑의 고양이로 태어나 개에게 물려 죽거나, 혼자 사는 외로운 할머니의 고양이로 태어나 쪼글쪼글하게 늙어 죽는다.

어린 여자아이의 고양이로 태어나 여자 아이 등에서 포대기 끈에 목이 졸려 다시 죽음을 맞이한다.

그러는 동안에도 얼룩무늬 고양이는 주인을 사랑하지도 않고 웃고 울지도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멋진 얼룩무늬를 가진 수컷 길고양이로 태어나 동네 암고양이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는다.

자기애가 매우 강해진 고양이는 자기에게 관심이 없는 하얀 고양이를 사랑하게 되고 새끼고양이를 많이 낳는다. 나이가 들어 하얀 고양이가 죽자 고양이는 처음으로 울고 백만 번이나 울다 조용히 잠들곤 다시 태어나지 않았다.

 

책을 세 번 읽었다. 읽을 때마다 그림과 문장들이 새롭게 다가온다.  인간이 꿈꾸는 풍요롭고 다양한 삶의 향연이 고양이의 생애에 투영되지만 그래도 웃지 않는 고양이를 보며 진정한 행복과 사랑이란 무엇인가를 자꾸 기억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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