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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살 인생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위기철 지음 / 청년사 / 200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성격 파탄자가 되고 싶지 않다면 우리는 두 가지 방법 가운데 하나를 택해야만 한다. 현실에 맞춰 욕망을 바꾸거나 욕망에 맞춰 현실을 바꾸는 것이다.'
저자는 산꼭대기에 사는 소년의 눈으로 끊임없이 인간의 욕망을 주시한다. 그 눈은 때로는 골방철학자를, 때로는 기종이를, 때로는 자기 자신을 바라보면서 그들 속에 자리 잡은 내밀한 욕망의 움직임을 관찰한다.
인생이란 욕망과 현실 사이를 오락가락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허영심에 사로잡혔다가 한없는 좌절의 나락에 떨어지기도 하는 것. 현실에 맞춰 욕망을 바꾸든지 욕망에 맞춰 현실을 바꾸든지 어쨌든지 간에 우리는 '골방' 문턱을 넘어서서 상상 속이 아닌 현실 속의 삶에 투신을 해야 한다. 그리고 욕망에 못닿는 현실이 가치 없다 여기지 않고 그저 삶 자체로써의 인생을, 그 순간순간을 귀하게 여겨야 한다.
아홉살... 그렇게도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는 나이는 아니었으리라. 그러나 나이가 어리다는 것은 깨달음의 수준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많이 무시당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릴 적에 이런 생각을 했었다. 내가 자라면 절대로 어린 아이들을 무시하지 않겠다고. 세상에 대해 이렇게나 많이 알고 있는 어린 아이들은 절대 무시할 존재가 아니라고. 하지만 한살, 한살 더 먹어 가면서 어린 아이는 어린 아이일 뿐이라는 생각이 무의식 중에 자리잡고 있는 나를 깨닫는다. 나의 과거에 대한 망각과 함께 그 시절을 지금 보내고 있는 아이들에 대한 이해심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