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는 자신을 천대한 교황에 대한 복수를 이단적인 그림을 거룩한 성당 천장에 그려놓음으로써 완성했다. 그러나 단순한 분풀이로써가 아니라 그 그림에 자신의 종교적 신념이 담겨있는 것이라면 그의 진정한 복수는 오늘날에도 끝났다고 볼 수 없다.시스티나 천장벽화의 내용이 사람들에게 공개되는 것은 미켈란젤로가 교황에게 어떤 식으로든 반항했었다는 가쉽거리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 내용 안에 들어있는 미켈란젤로의 이단적 신념과 함께 기독교의 가장 기초적인 믿음의 기반이 흔들릴만한 어떤 것(예수가 부활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할 확실한 증거가 드러난다면 세상은 유사 이래 엄청난 혼란 속에 빠져들 것이다.책의 시작 부분에서는 단순히 미켈란젤로가 느꼈던 교황에 대한 반항심과 절망감이 두드러지면서 시스티나 천장화가 교황 개인에 대한 복수인 것처럼 그려진다. 그러나 중반부를 지나 후반부로 갈수록 미켈란젤로가 이단이었다는 혐의가 짙어지면서 그 천장화는 상상할 수 없는 비밀을 가지게 된다. 즉 미켈란젤로는 그가 믿은 바 진실을 밝히기 위한 커다란 목적을 가지고 그 천장화를 그린 것이다.반덴베르크는 그 비밀이 밝혀질 때 현실 세상에서 일어날 혼란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무엇보다 종교라는 거룩함으로 감춰진 로마와 교황청의 세속적 타락은 예수가 부활하지 않았다는 의심이 사실이 됨과 동시에 온세계의 지탄을 받게될 것이며 로마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전세계에 걸친 돈세탁이 더 이상 이루어질 수 없게 됨에 따라 심각한 경제적 공황에 빠지게 된다.성경을 비롯한 무수한 예언서들이 말하는 '최후의 심판'은 이런 것을 의미하지 않을까. 경제적 공황은 전쟁을 야기하고 전쟁은 학살과 기아와 질병을 야기한다. 그 가운데 2천년을 지속되어 온 종교적 신념마저 흔들린 인간은 정신적 공황으로까지 빠져들게 되어 회복불능의 사태에 빠져버리게 된다. 이 때야말로 '적그리스도'가 출현하기에 가장 적절한 시점이다. 적그리스도는 사람들의 종교적, 정신적 공황을 등에 업고 이 때까지 등장했던 어떤 사교 집단보다도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적그리스도에게 고통받는 인류의 미래, 이것이야말로 미켈란젤로가 노린 복수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