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여자친구와 영화를 봤다.
강변 cgv 8관이었는데 구석탱이 자리라고 불만스러웠다가 다행히(?)
작은 관이었기 때문에 중간 자리에서 보는 기분으로 볼 수 있었다.

이번 피터팬은 원작에 충실했다고 한다.
근데 책이든 영화든 최신의 리메이크 버전들은 원작에 충실하다고 한다.
어쨌든 뭐... 갈수록 원작에 충실해져 간다고 이해해야겠다...

시작하는걸 보니 이건 영화가 아니라 애니메이션 같다.
너무 아름답게 그려진 눈 덮인 런던의 건물들과 거리들... 그 위를 날아다니는
피터팬과 웬디와 동생들을 보니 환상의 세계에 초대 받은 황홀함 보다는
꼬마 아들 녀석에게 억지로 동화책을 읽어줄 때의 기분이 든다.
(아직 아들은 없지만... ^^)

하지만! 피터팬으로 출연한 배우는 남자인 나조차도 완전히 매료될 지경이었다.
소년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어른스럽고 또 여전히 장난꾸러기같은 표정과 연기는 제레미 섬터가 아니면 절대 표현하지 못했을 피터팬의 모습을
완벽하게 복원한다.

하지만 진정한 주인공은 웬디다. 어찌 보면 웬디라는 여자아이의 성장영화에서
피터팬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조연 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 영화 제목도 피터팬이 아니라 웬디라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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