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소묘 -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만화애니메이션총서 31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만화애니메이션총서 31
김인 지음 / 새만화책 / 2004년 12월
평점 :
품절


 

 우리가 읽고 있는 대개의 상업만화는 펜과 먹과 톤을 이용해 종이 위에 그려지고 있다. 그것은 작가들이 다양한 재료의 사용법을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정해진 시간 안에 작품을 완성해 종이 위에 대량으로 찍어내야 하는 상업만화와 인쇄 시스템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그러나 출판환경의 변화와 인쇄기술의 발달은 작가들에게 보다 다양한 재료와 작법을 사용하고 실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으며, 그렇게 창작된 다양하고 개성 있는 만화들은 만화 독자들에게 축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 <그림자 소묘>는 콘테와 붓으로 그려졌다. 만화로서는 드문 이 재료들은 그림을 그림으로써 세상과 소통하는 주인공 주희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그리고 잃어버린 자아(존재감-그림자)를 찾아가는 소녀의 모습을 보다 효과적으로 묘사하는 데 더없이 적절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그림자 소묘>의 장점은 단지 드문 재료를 사용했다는 실험성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담담하게 이어지다가 문득문득 독자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독특한 구도와 연출은 만화를 읽는 재미가 어디에 있는 것인가를 새삼스레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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