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야구부의 영광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어렸을 때부터 서울대 가까이에서 살아왔다. 내가 처음 서울대 정문을 봤을 때는 중학생이었다. ‘샤’ 자와 너무 흡사하게 만들어진 정문을 보고 ‘왜 그렇게 만들었을까’ 궁금했었다. 나도 모르는 정답이 이 책에 나와 있어 신기했다. 서울대에도 야구부가 있다는 사실을 안 것은 몇 년 되지 않는다. 20대 초반이었던가? 서울대 도서관에 공부하러 갔었는데 그때 잠깐 야구부 운동하는 모습을 본 적 있었다. 그들의 실력은 전혀 알지 못했다. 그러나 이렇게 못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공부도 잘하니 운동도 잘할 거라는 생각? 그랬다. 이 책이 나왔다는 뉴스를 보고 얼른 집어 들었다.

 

서울대 야구부의 영광(이재익, 황소북스, 2011)은 서울대생들의 꿈과 사랑을 그린 야구소설이다. 스피디한 전개로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인물들의 심리묘사와 야구를 모르는 사람도 읽고 나면 ‘아~ 야구가 이렇게 재밌는 게임이었나’하게 만들 정도로 한국 프로야구의 역사부터 게임 룰, 역대 야구선수들에 대한 일화까지 이야기에 녹아 있다.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이자 야구부의 투수였던 김지웅. 그는 대기업의 영화 투자 파트에서 승승장구한다. 하지만 사기를 당하고 이혼까지 하게 될 위기에 놓인다. 한꺼번에 맞은 폭탄으로 인해 막막하기만 하다. 그 앞에 이슬이가 나타나 삶의 활력소를 불어 넣어 준다. 재기를 꿈꾸며 서울대 야구부를 소재로 영화를 만들기 위해 옛 부원들을 찾아 나선다. 하지만 가장 만나고 싶었던 부원인 서울대 야구부의 전설적인 4번 타자이자 왼손잡이 포수 장태성의 행방이 오리무중이다. 지웅은 태성을 찾는 한편, 옛 추억을 더듬으며 시나리오를 완성해 나간다.

 

1회초부터 연장전까지 야구의 룰을 소설의 목차로 차용한 점과 서울대 야구부의 여자 매니저가 있었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태성의 마지막 은퇴경기에서 희정에게 프로포즈하는 장면은 여자라면 잊지 못할 장면이다. 이 소설은 페이퍼를 순식간에 넘기게 하는 재주를 가진 이재익씨가 서울대 야구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야구소설이다. 그는 SBS 라디오 ‘컬투쑈’ 피디이기도 하다.

 

스포츠에 각본없는 드라마가 있듯 야구에 드라마가 더해지니 그 감동은 배가 되었던 것 같다. 야구의 살아 있는 전설들의 뒷이야기와 한국프로야구 역사를 소설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이 소설을 영화를 통해 만나고 있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나는 부산의 사직구장에 와 있는 듯 했다. 태성의 은퇴경기가 펼쳐져 있는 경기장 어느 한 좌석에서 태성과 희정을 응원하고 서울대 야구부원들의 꿈을 응원한다. 주황색 쓰레기봉지를 머리에 쓰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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