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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1 - 박경리 대하소설, 3부 3권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6월
평점 :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다산북스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품 소개
- 제목 : 토지 11 (3부 3권)
- 작가 : 박경리
- 출판 연도 : 2024년 6월
- 출판사 : 다산책방
- 장르 : 한국소설
- 쪽수 : 496쪽

<작가 소개>
<개인적인 생각>
토지 11권에서는 격동의 시대를 살아가는 인물들의 복잡다단한 내면과 서로 엮이고 엮이는 사건 들 속에서 빚어지는 갈등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이들 인물들은 자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깊은 고뇌속에서 심리적 변화를 겪으며 때로는 외로운 웃음으로, 때로는 서글픈 회한으로, 때로는 노골적인 거짓말로 표출하곤 한다.
용이의 심리변화는 살아남은 자의 숙명적인 죄책감과 깊은 회한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개운치 않은' 마음과 '찝찝함'은 과거의 맹세를 잊고 살아왔다는 자책에서, 자신을 '배신자 같고 나쁜 놈 같고 야박하기 짝이 없는 놈'이라 여기는 것도 그가 겪는 도덕적 갈등의 표출인 것이다.
그가 '믿기 어려운 것은 사람이구나"라고 탄식하는 대목에서는 인간 본연의 나약함과 망각의 속성을 깨닫는다. 무더기 무더기 널린 죽음의 이미지들은 용이의 의식을 압도하여 부모, 누이, 강청댁, 월선, 윤씨부인 등 수많은 죽은 자들의 얼굴이 그에게 다가오는 것처럼 단순한 회상이 아니라 과거의 상처가 현재를 짓누르는 트라우마적인 경험을 보여준다.
환이의 심리는 과거에 대한 회한과 자신의 비루한 현재에 대한 체념이 교차한다. '제삿밥 잡수러 가셨겠군요'라는 건조한 독백은 표면적으로 냉소처럼 보이지만, 엎드려 절을 하는 행동에서 드러나듯 내면에는 윤씨부인에 대한 깊은 존경과 애도를 품고 있다. '단숨에 달려가서 제상 앞에 꿇어앉고 싶은 유혹'은 환이에게도 인간적인 따스함과 가족이라는 소속감에 대한 원초적인 갈망이 있음을 보여준다.
복동네를 둘러싼 더러운 소문의 진실을 캐는 과정에서 봉기가 가해자로 지목되는 장면이 있었다. 그가 얼마나 능숙하게 거짓말을 꾸며내고 자신을 변명하려 하는지 잘 나타나 있다. "내가 직일 놈이제. 남우 생목심 끊어놓고 내가 우, 우째 살기를 바라겄노."라며 눈물까지 흘리는 봉기의 모습은 언뜻 회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사람들의 동정을 얻기 위한 위선적인 행동임이 드러난다.
이처럼 토지 11권에서는 인물들의 복합적인 심리 변화와 첨예한 갈등 상황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 대하소설은 거대한 서사 속에서 한 개인의 내면을 얼마나 깊이 있게 조명하는지 다시금 느끼게 된다. 이제 12권을 마주할 차례다. 읽으면 읽을수록 흥미진진해 지는 토지. 12권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들어 있을기 기대가 된다.
반 고흐 에디션
토지 11 (3부 3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