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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슨하게 부지런한 행복 - 출근길의 아득함을 설렘으로 치환하는 힘
김지영 지음 / 포르체 / 2025년 9월
평점 :
포르체 출판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느슨하게 부지런한 행복>
작품 소개
- 제목 : 느슨하게 부지런한 행복
- 작가 : 김지영
- 출판 연도 : 2025년 9월
- 출판사 : 포르체
- 장르 : 에세이
- 쪽수 : 256쪽

<작가 소개>
<개인적인 생각>
'느슨하게'와 '부지런한'이라는 어울릴 듯 말 듯한 두 단어가 한 표지에 나란히 있을 때, 우리는 이미 답의 절반쯤 얻는다. 완벽을 포기하지 않되, 완벽의 폭력에서 벗어나는 법, 버텨낸 하루를 '살아낸 하루'로 바꾸는 아주 작은 각도 조절. 이 책은 그 미세한 각도의 섬세한 기술서를 다정한 문장으로 건넨다.
<느슨하게 부지런한 행복>이 반짝이는 지점은 거창한 결심대신 생활의 촉을 살리는 데 있다. 비몽사몽 출근길, 책상 앞에 앉기도 전에 이미 소진되어 버린 마음, 일과 삶 사이에서 원인 모를 죄책감이 번질 때. 불안, 무력감, 권태, 그리고 아주 조심스러운 설렘, 감정을 밀어내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는 느슨함의 다른 이름이고, 그 느슨함을 매일의 작은 실천으로 이어 붙이는 과정이 곧 부지런함의 진짜 얼굴임을 보여 준다.
특히 마음에 남는 장면은 '한 주 꽃 한 송이'였다. 고작 꽃 한 송이를 '굳이' 사 들고 오는 수고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그 굳이를 끝에서 자기 자신을 다시 맞아들인다. 출근과 퇴근 사이에 소멸되어 가던 '나'라는 존재를, 아주 미약한 향기로 회복하는 의식. 우리 각자에게도 그런 '굳이' 하나쯤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이 특히 반갑게 다가오는 독자들이 있을 듯 하다. 일하는 여성으로서의 자의식과 일터에서의 생존 감각을 동시에 안고 있는 사람들. '혹시 모를 경력 단절'에 대한 억눌린 불안, 그럼에도 곁을 지켜 주는 선배와 동료들의 온기, 스스로를 챙기기 보다 일을 먼저 챙겨 온 시간들. 이 책을 쓴 저자는 이런 현실을 포장하지 않고 직시한다. 다만 직시 이후의 태도가 멋지다. 버티는 법만 가르치지 않고, '기쁘게 지속하는 법'을 제안한다.
출근 길에 가끔 마음이 늪처럼 가라앉는 분들, 성장을 원하지만 소진이 두려운 분들, '나는 어디까지나 나로 살고 싶다'는 고집을 여전히 품고 있는 분들에게 추천드린다. 이 책이 조용한 동행이 되어 줄 것이다. 화려한 문장으로 등을 떠밀지 않고 당신의 걸음에 맞춰 숨을 고르게 해 줄 것이다. 한 주 한 송이의 꽃처럼 읽는 동안 내내 작고 확실한 기쁨이 되길...
출근길 효능감 회복 프로젝트
<느슨하게 부지런한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