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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이지 않은 세상에서 - 소설가를 꿈꾸는 어느 작가의 고백
강주원 지음 / 디페랑스 / 2025년 7월
평점 :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디페랑스 출판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내가 쓰이지 않은 세상에서>
작품 소개
- 제목 : 내가 쓰이지 않은 세상에서
- 작가 : 강주원
- 출판 연도 : 2025년 7월
- 출판사 : 디페랑스
- 장르 : 에세이
- 쪽수 : 296쪽

<작가 소개>
<개인적인 생각>
나는 이 책을 아무도 불러 주지 않는 자리에서, 스스로를 계속 불러내는 사람의 기록, 쓰이지 않음과 외려 쓰리고 버티는 용기에 대한 고백록이라 칭하고 싶다. <내가 쓰이지 않은 세상에서>는 제목을 읽을 때부터 이미 내 맘 깊숙한 자극이었다. 이 말은 단지 미발표, 미등단의 상태를 가리키지 않았다. 그것은 세상과 나 사이에 생기는 작은 간극, 아직 내 문장을 알아 보지 못하는 타인의 시선, 그리고 그 사이에서 흔들리지 않으려는 내 마음의 무게를 통째로 품은 표현처럼 와 닿았다.
<내가 쓰이지 않은 세상에서>가 품은 고백의 핵심은 '부재'에서 시작하는 윤리라고 느꼈다. 인정의 부재, 독자의 부재, 재능에 대한 확신의 부재. 부재는 공허를 만들지만 그 공허를 직면하는 사람은 뜻밖에 단단해 진다. 글쓰기는 삶의 외곽에서 들려오는 웅성거림을 잠시 멈추고, 내 안의 작은 목소리를 다시 초대하는 일이라는 것을, 작가는 담담하게 보여줬다. 성공담의 화려함 대신 '존버'의 아름다움을 복권시키는 태도랄까? 남들이 보기에는 보잘것 없어 보이는 습작의 더미가 사실은 한 사람의 운명을 보존하는 방패였다는 사실을, 조용히 숨죽여 목도했다.
인상 깊었던 지점은 '기술'과 '태도'를 구분하는 시선이었다. 글쓰기를 잘하려는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러나 오래 쓰려는 결심은 다른 문제다. 이 책은 잘 쓰는 법을 빠르게 전하지 않는다. 대신 오래 쓰는 법을 꾸준히 이야기 한다. 그 지속의 감각이야말로 등단이나 수상 같은 제도적 문지방을 넘기 전부터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작가성의 씨앗이라고.
그의 어조는 조용했다. 언어가 어깨를 잔뜩 올리고 독자를 설득하려 들지 않았다. 오히려 설득을 멈춘 자리에서 문장이 투명해졌다. 찌릿하게 '명언'이라 이름 붙인 문장이 아니라, 오래 지나도 밥처럼 생각나는 문장들. 생활의 결이 스며 있고, 좌절이 연민을 구걸하지 않으며, 기쁨이 과장되지 않았다.
이 책을 이런 분들께 권한다. 작품의 성취보다 '작가로 살아내는 시간'에 관심이 있는 분들, 미발표의 고독을 동력으로 바꾸고 싶은 분들, 번쩍이는 팁 대신 묵묵한 동행을 원하는 분들에게... 내 목표가 '내 이름으로 된 책 쓰기'였다. 이 책은 '언젠가'를 '오늘'로 끌어당기는 부호로 작동할 것이다. 쓰이지 않는 세계가 끝내 쓰이는 세계로 바뀌는 순간을 기대한다.
소설가를 꿈꾸는 어느 작가의 고백
<내가 쓰이지 않는 세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