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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녀의 구제 ㅣ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4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09년 12월
평점 :

<성녀의 구제>
작품 소개
- 제목 : 성녀의 구제
- 작가 : 히가시노 게이고
- 번역 : 김난주
- 출판 연도 : 2009년 12월
- 출판사 : 재인
- 장르 : 추리, 미스터리 (일본 소설)
- 쪽수 : 464쪽

<작가 소개>
<책 속에서...>

"참 묘하네. 남편에게 이혼 통보를 받은 여자와 그 남편의 애인이 이렇게 한 방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잖아.
그것도 싸우는 게 아니라 피차가 그저 어쩔 줄을 모르고 말이야.
우리가 서로를 비난하지 않는 것도어쩌면 그이가 죽었기 때문일지 모르지."

"그런데 그게 허수해야."
"허수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있을 수 없다는 의미지."
<개인적인 생각>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에 빠지게 된 이유는 치밀한 구성과 개연성으로 복선과 트릭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결말에 가서 내 뒤통수를 후려치는 경험을 몇 번 하고 나서였다. 그는 다양한 장르로 된 사회파 추리소설, 서스펜스, SF, 판타지, 심지어 로맨스에 유머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을 우리에게 선사했다. 쉬운 문체로 돼 있어 가독성이 높아 아무리 두꺼운 작품이라도 휘리릭 읽어 버리게 마련이었다. 올해 목표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모든 작품을 읽어 내겠다고 결심했지만 게으른 나머지 아직도 책장에 고이 모셔져 있다. 내가 읽었던 갈릴레오 시리즈 중에서 네 번째가 마지막이라 생각했는데 웬걸 3월에 또 아홉 번째를 내놓고야 마는 히가시노 게이고씨. 그래서 부랴 부랴 읽었다.
<성녀의 구제>는 갈릴레오 시리즈 중 네 번째 작품이다. 제목과 표지만 봐서는 수녀가 나오는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내 예상과 너무 달랐다. IT회사 사장인 마시바 요시다카가 자택에서 독살당한다. 용의자는 그의 아내 마시바 아야네. 하지만 그녀는 사건 당일 삿포로에 있었다는 완벽한 알리바이가 있었다. 구사나기 형사는 아야네에게 매력을 느끼고 무죄를 주장하지만, 후배 형사 우쓰미는 그녀를 의심한다. 사건은 미궁속으로 빠지게 되자 결국 우쓰미는 구사나기의 동창인 천재 물리학자인 유가와 마나부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과연 어떤 방법으로 독살을 했을까?
이 소설은 초반에 범인을 알려 준다. 하지만 용의자는 완벽한 알리바이가 있어 그가 어떻게 범인을 살인을 했을까에 대해 이야기가 진행된다. 중반부 쯤 되자 아야네의 과거와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가 드러나면서 살인 동기가 밝혀지고 유가와 교수는 놀라운 트릭의 비밀을 알아낸다.
이 작품은 명성에 걸맞게 기상천외하고 치밀한 범죄 트릭이 있다. 완벽해 보이는 알리바이를 깨는 논리적인 추론 과정이 인상깊다. 특히, 물리학적 지식을 활용한 유가와 추리는 과학 추리 소설의 매력을 한 껏 끌어 올렸다. 그래서 갈릴레오 시리즈가 쭉 이어지는 것 같다.
이 소설의 또 다른 강점은 인간의 심리 묘사다. 사랑과 증오, 질투와 연민 등 복잡한 감정들이 사건의 배경에 섬세하게 그려져 있다. 아야네라는 인물의 내면에 숨겨진 슬픔과 복수심은 단순한 범죄자를 넘어선 인간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범행 트릭의 현실성이 다소 떨어진다. 아무리 생각해도 정수기에 독을 넣는다는 설정에서 부엌에 있는 정수기를 한번도 쓰지 않을 수 있을까? '허수해'라는 가설도 조금 어려운 부분이다.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그런 방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 납득이 가지 않았다.
<성녀의 구제>는 독특하고 흥미로운 트릭과 인간 심리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동시에 제공한다. 이 소설에서 '어떻게' 범죄가 가능했는지를 추리해 나가는 과정이 재밌는 부분이라 여타 추리 소설과는 다른 재미를 준다. 지금까지 읽은 갈릴레오 시리즈 중에서 기발한 트릭이 돋보이는 소설이었다.
갈릴레오 시리즈 네 번째 작품
<성녀의 구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