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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그리도 푸른 바다가 있을 줄이야 ㅣ 다시 시인들 9
박찬호 지음 / 다시문학 / 2024년 6월
평점 :
<그곳에 그리도 푸른 바다가 있을 줄이야>
작품 소개
- 제목 : 그곳에 그리도 푸른 바다가 있을 줄이야
- 작가 : 박찬호
- 출판 연도 : 2024년 6월
출판사 : 다시문학
- 장르 : 한국 시
<앞표지>
<뒷표지>
<작가 소개>
<책 속에서...>
홀로이던
처음이자 마지막인 날
무엇도 하지 않아야 하는 날
무엇이든 하지 않기로 생각하고
떠나온 날
누구도 관심 없는 그 밤에
포말은 조용히 철썩였고
가끔은 원한다고 생각하는, p.65
눈이 부신 이 느린 오후 한나절
벚꽃은 이미 흐드러지게 지고 있고
이제 오월이 오면 어쩌려고들 그러나
그 푸르고 생각 많은 하늘 아래선
무얼 하려고 벌써 다 내놓았나
무엇인지 몰랐다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 결국
돈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돈 너머에 돈보다 더 막강한, 막연한 무엇인가가
있을 거라 생각하던 한때도 있었다
돈이 되지 못한 말들
꼰대 연대기 2, p.124
<개인적인 생각>
박찬호 시인은 그가 겪었던 암이라는 질병 속에서도 꾸준하게 시를 써왔다. 그 많은 시를 고르고 골라 시집으로 엮어 낸 <꼭 온다고 했던 그날>, <지금이 바로 문득 당신이 그리운 때> 이후 세 번째 시집 <그곳에 그리도 푸른 바다가 있을 줄이야>.
그의 시는 물 흐르듯 읽힌다. 그러나 짧지 많은 않은 긴 시들이 많이 실려 있다. 시인지 수필인지 모를 시를 읽어도 시는 읽힌다. 간혹 연작 시처럼 시리즈로 된 긴 시도 있다. '긴머리 소년' 속 그 소년은 잘 지내고 있을까? 그러나 소년은 더이상 긴머리가 아니다. 육십 줄에 들어선 중년의 두 사람, 술잔에 기댄 그들의 담론이 깊어지는 밤, 인간에게 깨달음이란 게 가능한 건지 철학적 거대한 담론을 펼쳤던 그날, 애잔함이 엿보이는 긴 머리 소년과의 일화.
'풍경 2020'은 코로나 시대의 바뀐 우리네 삶에 대해 이야기한 시였다. 코로나로 인해 회사에서는 재택근무가 시행되었고 출장을 가지 못해 출장비가 절약돼 회사의 재무 건전성이 높아졌지만, 가정에서는 재택근무로 인한 갈등과 싸움이 늘어 이혼율이 되려 높아졌다. 코로나가 바꾼 우리의 현실을 꼬집는 내용이었지만 시보다는 에세이로 읽혔다. 그 시기를 겪어 온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내용이라 몇 번을 더 읽었던 것 같다.
한 여름 열대야에 습한 기운으로 밤에 잠을 자지 못하는 날이 많아 지고 있다. 이런 날 시원한 바닷가 물 속에 빠져 허우적 대고 싶을 뿐. 그러다 스콜 같은 소나기를 마주하는 날이 많아 졌다. 오후의 그 뜬금없는 소나기 '스콜' 오래지 않고 가늘지 않은 짧고 굵은 눈물들. 스콜 같은 소나기가 자주 내리는 요즘 시인의 '스콜'이라는 시가 지금 날씨에 딱 맞는다. 시인은 이런 날이 올 줄 알고 이런 시를 썼을까?
박찬호 시인의 <그곳에 그리도 푸른 바다가 있을 줄이야>는 그가 바라본 세상 속 인물들의 움직임과 병마와 싸우면서 그려지는 그의 심리 상태나 가족에 대한 이야기. 슬플 것 같은 서사를 바다에 녹여 푸른 바다를 뚫고 그의 시는 다음 시집으로 찾아 올 것이다. 꼭 온다고 했던 그날 처럼.
박찬호 시인의 세 번째 시집
그곳에 그리도 푸른 바다가 있을 줄이야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박찬호 시인 님으로 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