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멘 범우문고 172
프로스페르 메리메 지음, 김진욱 옮김 / 범우사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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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는 장영주가 연주하는 '카르멘 환상곡'을 좋아한다. 장영주의 자신감 넘치는 연주 때문인지 몰라도 그 곡을 들으면 당당하면서도 화려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 음악만큼이나 '카르멘'의 카르멘은 자유분방하면서 열정적이고 당당했다. 그녀의 그런 매력 때문일까? 많은 남자들이 그녀에게 반했고, 순진하고 무뚝뚝했던 돈 호세 역시 그녀 때문에 순탄할 수 있었던 그의 인생이 뒤바뀌게 되었다. 그는 손에 잡힐 듯 말 듯한 그녀를 붙잡기 위해 쫓아다니면서 사람들을 죽이고 카르멘도 죽인다.

내가 보기엔 그는 카르멘을 사랑했다기보다는 보이지 않는 마력에 사로잡혀서 마치 환상을 쫓듯이 그녀를 따라다닌 거 같다. 카르멘이라는 요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재미있었지만, 옛날 작품이어서 그런지 아니면 번역을 그렇게 해서인지 문체가 고전적이면서 지루함을 주기도 했다. 전에 '마농 레스코'를 읽을 때 받았던 느낌과 비슷하다. 아니면... 화려했던 '카르멘 환상곡'에 사로 잡혀 기대를 해서인지 책으로 읽은 '카르멘'의 모습은 조금 빛이 바랜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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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캔디를 모함했나 - 순정만화 맛있게 읽기
박인하 지음 / 살림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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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만화에 관한 이론서는 처음이다. 그렇게 심각하게 읽지 않아도 된다고 하면서 동료직원이 추천해준 책이 바로 '누가 캔디를 모함했나'이다. 우리나라의 순정만화에 대해서 알 수 있을 거라는 말과 함께...

이 책은 초창기의 만화부터 해서 천계영의 '오디션'까지 소개해주면서 만화들의 특징과 변천 과정을 깔끔하게 보여주고 있다. 만화책을 그렇게 많이 읽지 않았지만 워낙 유명한 작품들을 소개해줘서 그렇게 지루하다는 느낌을 주진 않았다. 그리고 우리가 접하기 힘든 초기의 만화들도 소개해줘서 무척 흥미롭게 봤다.

다만 아쉬운 게 있다면 책 한권에 담기엔 그 내용이 방대해서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해줬으면 하는 부분이 있었다. 그리고 만화 그림의 기법에 대해서도 설명해주는데 글로만 쓰여 있어서 미술이나 그림에 대해 아는 게 없는 나에게는 솔직히 이해하고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몇 개 예로 든 만화의 그림들이 나오긴 했지만 그 수가 적어서 무척 아쉬웠다. 중고등학생 중에서 만화를 좋아하는 학생들도 많고, 만화작가 지망생도 많은 걸로 알고 있다. 한 번 정도 읽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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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의 기술 1 로버트 그린의 권력술 시리즈 3
로버트 그린 지음, 강미경 옮김 / 이마고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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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소개팅의 실패로 충격을 받고 있었는데, 'TV 책을 말하다'의 예고편에서 이 책을 보게 됐다. '유혹의 기술'이라...제목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조금 민망하게 만들긴 했지만 그래도 'TV 책을 말하다' 에서 소개하는 책이니 괜찮을 책이다 싶었다. 그리고 은은한 연한 보라색 표지 역시 제목만큼이나 유혹적이어서 맘에 들었다.그리고 책을 펼쳤다. 꼭 '유혹의 기술'을 익혀서 맘에 드는 남자를 유혹(?)하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책을 읽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책이 꽤 두껍다. 하지만 세계적인 유혹자들을 유형별로 묶어놓고 소개해주면서 그 사람들의 기술(?)을 분석해놓은 걸 읽다보면 어느새 책의 반절 정도를 읽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 다음엔 사람을 유혹하는 기술을 단계별로 자세하게 제시해놓았다. 그것 역시 역사적인 인물들의 예와 함께....

코케트, 챠머, 반유혹자 등등(다 기억이 나질 않는다) 유혹자들의 유형을 정리해놓은 부분은 간결하고 독특해서 읽는 재미가 있었지만, 유혹의 기술을 단계별로 엮어 놓은 부분은 길다 싶어 지루하고 정리가 간단하게 되질 않았다.

사람의 마음을 끄는 데 순수함만으로는 통하질 않는다는 걸 안다. 테크닉이라는 게 필요하다는 걸 안다. 이 책에서는 상대방음을 쥐었다폈다 하면서 은근히 밀고 당기면서 상대방을 유혹하는 그런 기술을 알려준다. 몇 가지 방법은 써먹을만 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 자신의 본모습을 숨겨가면서 상대방의 마음을 아프게하면서 상대방을 유혹하고 싶진 않다. 나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고 아무 가식없이 솔직하게 만나고 싶다. 그래서 난 아직도 혼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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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몽상 박완서 소설전집 8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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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소개하는 잡지통해 80년대 스테디셀러 중 하나가 박완서의 '오만과 몽상'이라는 걸 알게 됐다. 과거에 스테디셀러였다니 한 번 읽어봐야겠다고 마음만 먹었지 차일피일 미루다 이제서야 읽게 됐다. 생각했던 것보다 재미가 있었다. 독립투사의 자손과 친일파의 자손이 고등학교 동창이지만 서로의 집안 내력을 알게 되고 멀어지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인데 읽으면서 내내 왜 제목이 '오만과 몽상'일까, 제목이 뜻하는 게 뭘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다 읽은 후, 내가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틀릴 확률이 훨씬 높지만- 우선 오만과 몽상은 주인공인 남상과 현, 둘 다에게 적용되는 말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집안 내력을 알게 된 후, 그 집안 분위기에 역행해서 살고자 하고 자신들이 집안과는 무관하게 나름대로의 삶을 꾸려나갈 수 있다는 -내용상- 오만한(?) 생각을한다. 선조의 친일 행각으로 부자인 현은 일부러 집을 나와 고생하면서 의대 공부를 하고, 독립 투사의 후손이며 가난한 남상은 자신의 성격과 가치관과는 다르게 자신처럼 힘들게 사는 노동자들을 감시하면서 돈 버는 일을 하게 된다. 그들은 서로를 의식하면서 살아가지만 자신들의 생각대로 인생은 엮어지지 않고 결국 그들은 다시 자신들의 자리로 되돌아온다. 마치 한바탕 꿈을 꾼 것처럼... 책을 읽으면서 나름대로 생각한 것을 정리해봤는데 이런 의미에서 작가가 붙인 제목과 내용이 어느 정도 일치한다고 생각하지만 솔직히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모르겠다. 도대체 그래서 어쨌다는 건지, 자신이 짊어지는 굴레를 벗어나고자 하는 게 오만한 생각이며 몽상인지, 아니면 사회에 대한 고발인지... 이야기는 재미있게 읽었지만 나의 지적 수준에서는 작가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기가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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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9-20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완서 소설 검색하다가 이 책 제목 보고, 순간 에드거 앨런 포의 '우울과 몽상'을 생각했었는데요...^^; '오만과 몽상'은 어떤 내용일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리뷰 잘 읽었습니다...
 
어디로 갔을까, 나의 한쪽은 생각하는 숲 2
셸 실버스타인 지음, 이재명 옮김 / 시공주니어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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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아기가 둘인 친구도 있고, 친구들이 줄줄이 결혼하고 있는 지금 내 머리속에 늘 맴도는 말이 있다. '아~ 외롭다..어디로 갔을까, 나의 한쪽(반쪽)은?' 중학교 때 읽었던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생각난다. 그 내용이 너무 따뜻하고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고등학생이 된 후, 그 따뜻한 책을 썼던 셸 실버스타인의 작품이라는 말을 듣고 기대를 하며 읽게 됐는데 내 기대에는 못 미쳤던 걸로 기억난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후 이 책 내용이 기억이 나질 않아 다시 한 번 꺼내 읽어 보았다. 우선 단순한 그림이 오히려 정감있게 느꼈졌다. 한 쪽이 빠진-마치 피자에서 한 조각이 없어진 모양이었다- 동그라미가 자신의 나머지 부분을 찾아 떠난다는 내용이다. 여행행을 하면서 나비나 꽃과 같은 친구들을 만나고 자신의 잃어버린 부분일 거라고 생각되는 조각들을 만나게 되나 하나같이 맞질 않았다. 그리고 드디어 자신에게 꼭 맞는 조각을 찾게 되고 완벽한 동그라미가 되지만 동그라미가 떼굴떼굴 잘 굴러가는 바람에 주변 친구들과 정을 나눌 수 없게 된다. 그리고 결국 동그라미는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간다.

작가가 전달하고자 내용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욕심을 내서 무언가를 꾸역꾸역 챙긴다면 완벽해질 거 같지만 오히려 잃게 되는 것도 많다는 걸 말하는거 같다. 그 완벽해지는 게 돈일 수도 있고, 사랑일 수도 있겠지만...흔히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오직 그 사람만을 바라보느라 친구와 식구들에게 소홀해진다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지 않을까 싶다.이 책을 읽은 후, 나와 꼭 맞고 완벽하게 채워줄 남자를 기다리고 있는 나 자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봤다. 내가 사랑을 베풀어야 하는 친구들과 식구들, 그리고 해야 할 일들이 많은데 나의 반쪽 찾기만을 바라고 있는 건 아닐까.... 그래도..그래도..난 나의 잃어버린 반쪽을 찾고 싶은 걸...어떡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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