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아프리카 1
박희정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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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내용인 줄 전혀 몰랐다. 우선 제목대로 아프리카가 무대인 줄 알았고 좀 더 역동적인(?) 내용일 줄 알았다. 그런데...너무나도 잔잔하고 따뜻한 이야기였다. 현재의 엘비스와 과거에 '호텔 아프리카'에 살았던 꼬마 엘비스의 이야기가 서로 교차되면서 사람 냄새나게 전개가 된다.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 잡고 화려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닌, 소외되고 상처를 감싸 안은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읽을 때마다 나도 그들과 함께 같이 울고 같이 웃었다. 5권째 에드의 커밍 아웃이 조금 전체 분위기에서 어긋난다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그만의 사랑이 또 있기 때문에... 지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길 바랬는데 지요라는 캐릭터가 너무 추상적으로 나와서 서운했다. 뻔한 삼각 관계나 연애 타령이 주가 된 요즘 만화에서 사람을 그립게 만드는 내용과 탄탄한 구조로 잘 짜여진 한 편의 드라마를 보여주는 듯한 이 만화가 무척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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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트리 A+ 4 - 완결
이은혜 지음 / 시공사(만화)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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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Jump Tree A+'를 처음 접한 건 10여년 전이다. 중3 때부터 고등학교에 입학해서도 계속 댕기라는 만화잡지에서 읽을 수 있었다. 이제는 일본 만화에 익숙해져서 지금 보면 조금 촌스럽다는 느낌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은혜만큼 섬세하고 부드러운 선으로 캐릭터를 표현하는 작가도 드물다. 특히 내가 이 만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주인공과 내가 이름이 같아서(성은 다르고) 마치 멋진 승주나 태준이가 혜진이의 이름을 부르면 마치 날 부르는 거 같아 기분이 좋았다. ^^

지금 다시 읽으니 내가 고등학생이 된 거 같고 그 때 친구들과 이 만화를 읽으면서 승주와 태준 중에서 누가 더 멋진가 열띤 토론을 벌였던 게 생각이 난다. 내 생각엔 승주가 태준보다 더 멋지지 않나 싶다. 훨씬 더 정감가고 왠지 더 잘생긴거 같다. 하지만 이 만화의 전체 캐릭터들 중에서 가장 맘에 드는 사람은 선우태림이다. 남자가 단발이란 게 좀 맘에 걸리긴 하지만,-만화니깐- 깎아놓은 것처럼 잘생기고 느끼한 대사를 날리는 승주나 태준보다는 유머감각있고 언제나 씩씩한 선우태림이 난 맘에 든다. 비현실적인 고등학교 생활의 묘사와 문어체적인 대사- 그것도 아무 의미 없이 멋진 단어들만 잔뜩 늘어놓은 - 가 거슬리긴 하지만 나름대로 재미있는 만화다. 왜냐?! 주인공이 '혜진'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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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 - 인류 최대의 적
앤드루 스필먼 외 지음, 이동규 옮김 / 해바라기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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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정신없이 일하다 갑자기 발등이 가려워서 보니 큼직하게 두 군데나 모기에게 물린 자국이 있었다. 책상 아래 모기약을 뿌려놓긴 했지만 언제 모기의 공격을 당할지 모른다. 적을 알면 이길 수 있다고 하지 않았나? 그래서 선택하게 된 책이 바로 '모기'라는 이 책이다. 하지만 사실, 모기에게 물리고 싶지 않아서 읽게 되었다기보다는 물리면 가렵기는 하지만 손으로 한 대 치면 그 자리에서 즉사하는 그 조그마한 - 어떻게 보면 약하기도 한 - 벌레 에 대해 책 한권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워 읽게 되었다.

모기의 생활상, 모기와 인간과의 관게, 모기가 옮기는 질병 그리고 모기에 퇴치하려는 인간들의 노력에 대해서 차례로 나왔다. 처음 모기의 생활상에 관한 내용은 '동물의 왕국'을 보는 거 같아서 재미있게 읽었지만 뒷부분으로 갈수록 지루해졌다. 모기와 인간의 관계와 모기와의 전쟁 부분이 내용이 비슷해서 같은 이야기를 2번 읽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이미 다른 리뷰에서도 언급됐지만, 인간 위주의 시각으로 모기를 바라봐서 생태계에서의 모기의 장점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이 되질 않았다. DDT 사용이 억제된 거에 대해서 아쉬워하는 필자이고 보면 모기를 인간의 적이라고 규정짓는 게 당연하겠지만 좀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봤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모기에 대해서 더 많이 알게 됐지만...그래도..모기는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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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의 유혹 1 - 재미있는 열세 가지 색깔 이야기
에바 헬러 지음, 이영희 옮김, 문은배 감수 / 예담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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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의 역사' , '~ 이야기', '~의 유혹'이라고 해서 어느 한 분야나 하나의 사물에 관해서 꽤 자세히 알려주는 책들이 많이 출간되었다. '색의 유혹, 열 세가지 색깔 이야기'라...아무리 미술에 관심이 없다 할지라도 이런 제목이라면 한 번정도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다들 자기가 좋아하는 색, 싫어하는 색이 있고 가끔 심리테스트에서 색깔과 성격의 관계를 알아보는 경우도 있으니깐..

이 책을 다 읽은 후 나의 느낌은... 기대 이하라는 것이다. 특별히 맘에 안 들었던 내용이 있었던 건 아니다. 파랑, 빨강, 노랑, 검정, 흰색 우선 1권에선 이 5가지 색에 관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색을 어떻게 만들어 냈는지 그 색이 옛날엔 어떻게 쓰였는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언어와 관련해서 왜 그런 표현을 쓰게 됐는지를 알려준다. 색에 대한 사람들의 느낌이나 호감도를 조사한 것도 있다. 그 대상이 독일 사람이라는 게 좀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을 대상으로 했어도 그렇게 크게 달라질 거 같진 않는다.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은 색에 대한 예시 그림이 적다는 점이다. 제시된 그림들도 앞에 한꺼번에 모아져 있어서 책을 읽다가 참조 번호를 따라 다시 앞부분을 뒤적거려야 했다. 내용과 그림이 함께 나왔으면 더 재미있었을텐데 그렇게 되면 그림이 실려야 하니깐 종이질이 좀 더 고급스러워지면서 책값이 비싸지려나? 색에 관한 책인데도 시각적인 부분에서 만족스럽질 못했다. 그리고 2권 참조라고 적힌 것도 많았는데 그러면 2권도 같이 사서 봐야 하나?

색깔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바란 건 아니지만, 에바 헬러가 글을 잘못 쓴 건지 - 전에 에바 헬러 책을 읽고 실망한 적이 있긴 한데 - 아니면 번역을 잘못한 건지 내용이 풍부하다는 느낌을 받질 못했다. 그냥 읽으면서 '아~ 이 색깔에 이런 의미도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해볼만 하지만 광고에서 떠들어댄 것만큼 읽는 사람을 만족시켜주지는 못하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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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중독 - 미국이 군사주의를 차버리지 못하는 진정한 이유
조엘 안드레아스 지음, 평화네트워크 엮음 / 창해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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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던 날, 수업하는데 학생들이 수업받기 싫었는지 갑자기 전쟁 얘기를 꺼냈다. 그 때 나의 반응은...'난 관심없다, 전쟁을 하든 말든지.' 그리고 수업을 이어서 진행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자꾸 그 때의 내 모습이 생각났고 정말 왜 그렇게 무관심했었는지 창피하기만 하다. 이 책은 세계를 장악하려는 미국의 야욕을 쉽고 간결하게 알려주는 책이다. 그림도 별로고 만화책 치고 글씨도 많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읽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처음 생겼을 때부터 지금까지 얼마나 오만하게 다른 나라의 일에 간섭을 하며 말만 좋은 명분을 내세워 자신들의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전부터 이런 얘기는 간간히 들어오긴 했지만 어렴풋이 알았을 뿐 이렇게 미국이라는 나라가 잔인하고 오만한 줄 정말 몰랐었다. 그리고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말한 미국이기에 그들의 오만함이 우리와 아예 관계가 없는 것도 아니다. 설령 우리 나라와 관계 없는 일들이다 하더라도 한 나라에 의해서 전 세계가 좌지우지되어서는 안된다고 본다. 학생들에게 꼭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미국을 꼭 나쁘게 보라는 게 아니라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을 알고 상황을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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