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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이란 무엇인가 - 하버드대 최고의 심리학 명강의
브라이언 리틀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5년 7월
평점 :
#1.
드라마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이 말,
"나답다는 게 뭐야?"
나를 정의할 수 있을까?
그리고 또 자주 등장하는 말,
"니가 날 알아?"
어쩌면 나에 대해서 나도 모르고 남도 모르는 미지의 존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부분의 심리서에서는 사람을 몇 가지 분류로 나누어
'당신은 이런 유형이네요.'라는 답을 준다.
그러면 우리는 '아~ 내가 이런 유형이라 이렇군.'
혹은 '나는 이런 유형이니까 이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어.'라고 생각한다.
과연 우리는 유형화 될 수 있는 존재일까?
#2.
평소에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던 탓에
브라이언 리틀 교수의 책 [성격이란 무엇인가]의
첫 챕터 들어가기 전의 글을 보고 빵 터졌다.
"우리가 게를 별다른 말도 없이,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갑각류로 분류해버리는 것을 게가 안다면
게는 개인적 분노에 휩싸일 게 분명하다. 그리고 말할 것이다.
'나는 그딴 부류가 아니야. 나는 나 자신, 오직 나 자신이라고."
- 윌리엄 제임스 <종교적 체험의 다양성>
그래, 다양한 존재들을 어떻게 몇 가지 종류로 분류하겠는가?
긍정왕이라고 생각했던 A에게도 우울한 감정이 있을 수도,
까칠마녀라고 여겼던 B에게도 다정함이 숨어있을 수도 있는 법.
한 존재 안에 다양한 모습이 있는데
대부분의 심리서적은 한 가지 기준을 가지고 사람을 유형화 한다.
그런 기존의 연구들과 다르게 브라이언 리틀교수의 [성격이란 무엇인가]는
사람의 성격이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능동적인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기존에 우리가 생각했던 좋은 성격이라고 여겼던 성격들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며
좋지않은 성격이라 여겼던 성격들이 어떤 식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3.
사람의 성격은 타고난 것도 있지만 환경적 영향도 있다.
그래서 집에서는 가정적인 사람이 밖에서는 무뚝뚝한 사람이 될 수도
집에서는 과묵한 사람이 직장에서는 누구보다 활달한 사람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이 모순적인 사람인 것은 아니다.
다만 그렇게 조절을 함으로써 사회생활을 잘 해나갈 수 있는 것이다.
[성격이란 무엇인가]의 저자인 브라이언 리틀교수도 무척이나 내성적인 사람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강의는 아주 활발하고 주도적인 사람이 적격이다.
그래서 본인의 성격과 다른 모습으로 벗어난 자신을 위해 회복틈새를 준다고 고백하고 있다.
이럴 땐 이렇게 행동하지만 다른 상황에서는 다르게 행동하는, 모순적인 행동에 대해서
혹시나 내가 이상한 사람은 아닌지, 자기주관이 없는 사람은 아닌지 고민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참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구나 하고 안심(?)아닌 안심을 했다.
혹시나 자신이 또라이가 아닐까, 너무 모순적인 사람이 아닐까 하고 고민이 된다면,
이 책 읽어보시길 바란다.
#4.
몇 몇의 챕터에는 설문이 포함되어 있다.
그 설문을 해보면서 난 특출나지도 않고, 이상하지도 않은
지극히 평균적인 사람임을 느꼈다.
그리고 사람이 상황에 따라 얼마나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는지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고 할까?
아니다,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이 넓어졌다고 할까?
아무튼 이 책 덕분에 사람을 보는 기준이 확장된 건 확실한 것 같다.
마음에 여유가 좀 더 생겼다고나 할까.
#5.
[성격이란 무엇인가]은 어렵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빨리 읽히지는 않았다.
일단 대중서로 쓰였다고는 하지만, 전문서적에 가깝다보니
잠깐 잠깐 쉬면서 이해해야하는 부분이 있었다
그리고 번역의 문제인지, 필자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중간중간 어색해서 잘 읽히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다.
그리고 드문드문 붕붕뜨는 느낌은 행간이라고 하기엔 너무 넓었다.
이런 몇 가지 부분만 제외한다면
여름에 쉽게 읽을 수 있는 인문서적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