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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Q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1
조엘 디케르 지음, 윤진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랜만에 반전 있는 추리소설을 만났다.
퇴근길 지하철에서 읽다가 무려 2정거장이나 지나쳐버렸을 정도로 몰입해서 읽어나갔다.
출근길이 아니어서 천만다행으로 지각은 안했지만,
지난 금요일 근무시간 동안 내 머릿속은 이 책의 뒷내용이 궁금해서 어떻게 하루를 버텼는지 생각도 나지 않는다.
(스포없음)
주인공 골드먼 마커스는 어린 나이에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올라 부귀와 명성을 한꺼번에 가지게 되지만,
다음 책을 써야 하는 순간 큰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아무런 영감이 떠오르지 않는 작가들의 병에 걸리게 된 것이다.
출판사에서 걸려오는 독촉 전화에 시달리던 골드먼 마커스는
자신의 스승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해리 쿼버트가 머무는 시골의 작은 마을로 찾아간다.
해리 쿼버트는 예전과 변함없이 책에 대한 조언을 해주며 골드먼 마커스를 독려하며 지내던 어느 날,
그의 집 앞뜰에서 33년 전 죽은 여자아이의 시신과 함께 그를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렸던 소설의 타자 원고가 발견된다.
경찰은 즉시 해리 쿼버트를 살인범으로 지목하게 되고,
골드먼 마커스는 해리 쿼버트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30년 전의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고자 이 사건을 소재로 한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자, 과연 진짜 살인범은 누구일까!!!
비록 급진감있게 전개되는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책이 거의 다 끝나갈 무렵까지도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범인은 대체 누구인지를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범인이 어느 정도 추려졌다 싶었는데 아직 책의 분량은 많이 남아있고,
또 다른 진실이 밝혀져서 이 사람이 범인인가 보다 생각했다가
또다시 나타나는 반전들...
마지막에 밝혀진 사건의 진실을 읽으며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이 왜 그렇게 찬사를 보냈는지 알 것 같았다.
생각지도 못했던 강렬한 반전과 함께 앞에서 읽었던 900페이지 가량의 내용들이 한꺼번에 정리가 되면서
시간과 시점이 여러 각도로 왔다 갔다했었던 이 책의 모든 내용들이
얼마나 긴밀하고 정교하게 연결되어 있었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2권 p.285
"책이 다 끝나갈 때는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반전을 선물하게."
"왜 그래야 하죠?"
"왜 그래야 하느냐고? 독자들이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 하니까.
카드게임을 할 때와 비슷하네.
마지막까지 좋은 패를 몇 장 가지고 있어야 하지."
그리고 이 책이 무엇보다도 마음에 들었던 것은 '책'을 소재로 한 추리소설이기 때문이다.
책은 전체 31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새로운 챕터가 시작될 때마다 적혀있는 조언들은
해리 쿼버트 사건을 풀어나가는 실마리가 됨과 동시에 책을 쓸 때는 어떤식으로 하면 좋을지에 대한 해답의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책'의 소재에 걸맞게 한 권의 책이 탄생하기까지의 작가들이 겪는 고충과
출판사와의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를 엿볼 수 있어서 더욱더 흥미로웠다.
책의 마지막 챕터에 이런 조언이 나온다.
2권 p.409
"마커스, 책의 마지막 내용만으로 좋은 책의 여부가 결정되는 건 아니네.
이전의 내용들과 어우러져 어떤 효과를 만들어내는지가 중요하지.
책을 읽고 난 독자는,
그러니까 책의 마지막 단어를 읽고 난 바로 그 순간 아주 강렬한 느낌에 젖게 되네.
지금까지 읽은 책의 내용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 상태로 한동안 책표지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게 되지.
그 미소 한구석에는 슬픔이 어려 있을 걸세.
이제 책 속의 인물들이 그리울 테니 말이야.
마커스, 좋은 책이란 다 읽은 게 아쉬워지는 그런 책이라네."
책을 다 읽고 무척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걸 보면 이 책은 분명 좋은 책인가 보다.
부디 이 작가분은 골드먼 마커스와 같은 작가들의 병에 걸리지 말고,
다음 책도 좋은 모습으로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책을 덮고 아쉬운 마음에 내가 읽었던 책 중에서 '책'을 소재로 한 책들을 정리해 보았다.
그리고.. 다음 책들은 아직 읽어보진 않았지만 내 장바구니에 담긴 책들.
끊임없이 항상 읽고 싶은 책들이 많이 생겨서 난 언제나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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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다람쥐의♥책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