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전직 살인자인 70세 노인이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려

점점 희미해지는 기억을 붙잡아두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모습을 그린 이야기.

 

 

책이 끝나고 이어지는 뒷장에 어느 한 평론가가 이런 말을 써놓았다.

"러나 감히 말하건대, 만약 이 소설이 잘 읽힌다면, 그 순간 당신은 이 소설을 잘못 읽고 있는 것이다."

김영하가 이렇게 쓴 것은 그의 네번째 장편소설 <빛의 제국>이 출간된 직후였지만, 이 문장은 <살인자의 기억법>을 위해서 좀 더 아껴뒀어도 좋았겠다.

라고.

 

 

근데 난 이 책이 너무나 쉽게 읽혔다.

150페이지 남짓되는 중편도 되지 못할 분량인데다, 문장도 짧아서 더더욱 쉽게 읽혔다.

그렇다면 내가 잘못 읽은 것일까?

내가 발견하지 못한 무언가가 숨겨져 있었던 걸까?

마지막에 반전 같은 내용이 있었긴 하지만, 그다지 반전이라 할 수도 없었고 놀랍지도 않았다.

책의 중간 중간에 반전을 암시하는 요소들이 이미 내 눈에 띄어버렸기 때문이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이렇게 말을 하니까

일기의 내용이 알츠하이머 환자 본인이 썼다는 전제하에 반야심경의 공과 연결 지어서 내용을 더 생각해보라는 충고를 받았다.

 

 

 p.11~12, 148

"그러므로 공空 가운데에는 물질도 없고

 느낌과 생각과 의지작용과 의식도 없으며,

 눈과 귀와 코와 혀와 몸과 뜻도 없으며,

 형체와 소리, 냄새와 맛과 감촉과 의식의 대상도 없으며,

 눈의 경계도 없고 의식의 경계까지도 없으며,

 무명도 없고 또한 무명이 다함도 없으며,

 늙고 죽음이 없고 또한 늙고 죽음이 다함까지도 없으며,

 괴로움과 괴로움의 원인과 괴로움의 없어짐과 괴로움을 없애는 길도 없으며,

 지혜도 없고 얻음도 없으니라."

 

 

이 충고를 거름 삼아 책읽기에 대한 내공이 좀 더 쌓이고 난 뒤에, 그때 이 책을 다시 읽어보아야겠다.

솔직히 지금 난, 이 책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도무지 알 수가 없으니 말이다.

 

 

 

*** 낭만다람쥐의♥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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