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글만리 1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3년 7월
평점 :
이 책의 제목은 소설의 배경이 되는 중국에서의 약육강식의 삶이 정글과 같다고 한 데서 "정글"을,
중국의 넓은 대륙의 상징인 만리장성에서 따온 "만리"를 합하여 <정글만리>라고 지어졌다고 한다.
즉,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중국을 배경으로 현지 중국인, 한국인, 일본인, 프랑스인 등의 여러 나라 인물들이
등장하여 그들이 좇는 돈과 성공에 대한 욕망, 그리고 거대 비즈니스 속에서 경쟁하는 치열한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본래 소설이란 현실에 빗댄 허구 인물의 이야기이기에 대부분의 소설은 인물을 중심으로 하여 스토리에 집중하여 책을 읽어나가면 되지만, 조정래 작가님의 소설은 허구 인물의 이야기에 치중하기보다는 실제 역사의 배경과 지식을 위주로 읽어 나가게 되는데, 이번 책 역시 스토리보다는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지식을 쌓는다는 기분으로 읽어나갔다.
즉, 이 책은 소설을 가장한 중국 역사, 정치, 경제, 문화의 입문서 같은 책이였던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의 리뷰도 줄거리 위주의 감상보다는 새로 알게 된 중국에 관한 사실들에 대해서 정리해보고자 한다.
* 2010년 중국은 미국과 함께 G2가 되어 세계를 놀라게 하였다.
IMF는 중국이 미국을 물리치고 2016년에 G1이 되리라고 예측하고 있다고 한다.
* 만만디 : 빨리빨리를 좋아하는 한국인들의 습성과 대조되는 천천히 천천히 하는 중국인들의 습성.
* 꽌시 : 중국은 '꽌시'(관계, 인맥)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 샤오 : 아우님, 동생의 뜻으로 사업상 파트너 관계에서 연장자가 손 아랫사람에게 친근함을 표시하는 말.
* 라오펑유 : 오랜 친구라는 뜻으로 사업 파트너 관계에서 신뢰를 나타내는 말.
* 바우허링 세대 : 계획생육에 따라 80년대 이후 출생한 세대.
* 소황제, 소공주 : 계획생육 정책에 따라 무조건 한 집에 하나씩만 낳게 되어 귀한 자식들이라서 붙여진 별명
* 한 입에 여섯 주머니 : 귀한 자식 한 아이가 돈 나올 주머니 여섯 개를 차고 있다는 뜻.
친할아버지와 할머니 둘,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둘, 엄마와 아빠 둘. 이렇게 합하여 여섯을 일컫는다.
* 중국인들은 숫자 '8'을 좋아함.
* 런타이둬 : "사람이 너무 많아!" 하는 불만에 찬 부정적인 말.
이 말의 생략된 의미로 "나 빼고 3억은 없어져야 돼." 라는 이기적인 뜻도 포함되어 있음.
* 한국 KTX는 시속 300킬로. 프랑스 TGV는 시속 320킬로. 중국 고속철 허셰호는 350킬로.
* 중국의 연인들은 절대로 우산을 선물로 주지 않는다.
우산의 '산(傘)' 자와 헤어진다는 뜻의 '산(散)'자의 발음이 '싼'으로 똑같은 탓이다.
* 중국인들이 가장 중하게 여기는 첫번째는 돈. 두번째는 '몐쯔' (체면, 위신, 체통 같은 것)
* 중국에는 2대 신(神)이 있는데, 하나는 마오쩌둥 주석, 또 하나는 돈이다.
* 마오쩌둥의 3대 업적
: 중국 5천년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로 통일을 이룩함.
5천년 역사상 최초로 토지개혁을 실시하여 농민의 85%를 차지하는 소작인들에게 토지무상분배로 생존 문제를 해결함.
5천년 동안 뿌리박혀 온 신분제도를 개혁하여 평등사회를 이룩함.
* 시안 : 역대 17개 왕조, 1200여 년 동안의 수도.
* 진시황 : 기원전 221년 주변 여섯 나라를 무찌르고 중국 천하를 최초로 통일하고 첫 황제가 되었으나 통일왕조가 된지 겨우 15년 만에 멸망함.
통일 제국을 세우자마자 진시황은 두 가지 대대적인 토목공사를 벌였는데
300만을 동원해 만리장성을 쌓고, 70만을 동원해 자기 무덤을 조성함.
그때 진나라 인구가 2천여만밖에 되지 않았으니 왜그리 단기간에 멸망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추측할 수 있다.
* 2200년 만에 병마용이 발견되어 잊혔던 시안을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로 알리는 계기가 됨.
수많은 병사와 말들은 성벽의 벽돌 강도로 구워져 황제의 저승길에 동행하기 위해 땅에 묻힘.
황토와 옥가루와 불의 조화로 탄생했기 때문에 그들은 땅속에 2천년이 넘도록 묻혀 있다가도 어디 하나 변한 것 없이
본모습 그대로 밝은 세상에 다시 나타날 수 있었다고 함.
더 놀라운 사실은, 세계 3대 불가사의로 인정할 정도로 전 세계를 놀라게 한 그 발굴 지역이 전체 진시황 무덤의 10퍼센트도
되지 않는다는 것.
* 중국에서는 딱따구리가 길조라고 한다. 한국은 까치, 일본은 까마귀.
* 춘절 : 중국의 최대 명절. 그 기간은 무려 15일.
중국 사람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춘절 전야에는 폭죽을 쏘아 올린다고 함.
불꽃과 폭죽은 형형색색의 아름답고 현란한 불빛만 터뜨리는 것이 아니라 화약 가스를 내뿜어 공기를 오염시키는데,
그 공해는 숨을 쉴수가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이나 정부에서는 이를 막을 길이 없다고 한다.
* 중국이 최초로 발명한 세 가지 : 화약, 나침반, 종이
* 숭녀공처(崇女恭妻)
: 여자를 받들고 아내를 섬겨야한다는 가치관에 따라 남자가 음식, 빨래, 청소하는 것이 중국의 일반적 세태.
한국의 남존여비(男尊女卑) 사상과는 정반대의 가치관.
* 중국은 성생활뿐만 아니라 결혼과 이혼도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편.
서로가 자유롭게 바람피우고, 별 갈등 없이 쉽게 이혼할 수 있는 제도가 있다고 함.
* 중앙정부의 정책이나 지시가 지방까지 다 시행되려면 5년이 걸린다고 함.
* 베이징은 중국의 정치수도로 중국 대륙 전체를 다스리는 권력의 중심지.
상하이는 중국의 경제수도로 중국 경제발전의 중심지로 돈이 제일 많은 곳.
* 중국에서 입에 올려서는 안 되는 3대 금기사항 : 대만 독립에 관한 문제, 마오쩌둥에 대해 험담하는 것, 당에 대한 비난.
* 중국을 표현하는 3가지 말 : 크다, 넓다, 많다.
* 중국은 아직 서양식 자유경쟁 사회가 아니다.
중국식 사회주의, 사회주의 시장경제 사회이기 때문에 시장 체제에서의 독점이 존재한다.
* '네이버'가 한국의 토종 브랜드로 검색 사이트 1위이듯이 '바이두'는 중국의 토종 브랜드로 검색 사이트 1위이다.
중국의 인구가 워낙 많은 덕에 바이두 회장은 중국 부호 1~2위 자리를 오르내리고 있다고 한다.
* 마오쩌둥의 아들이 6.25 때 전사했다고 함.
역사학자를 포함한 많은 지식인들은 만약 마오쩌둥의 아들인 마오안잉이 전사하지 않았더라면 중국도 조선(북한)과 똑같이
3대 세습에 이르렀을 것이 고, 개혁개방도 없었을 것이다'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함.
* 중국공산당의 두 얼굴
: 중국은 아직 민주화되지 않은 1당독재의 나라임.
그러나 개혁개방과 함께 중국의 전체 인민들은 그전에는 전혀 누릴 수 없었던 사유재산 소유의 자유, 직업 선택의 자유,
특대도시를 뺀 거주이전의 자유, 결혼의 자유, 취미생활의 자유, 국내외 여행의 자유, 해외 유학의 자유를 누리게 되었는데
이런 천국을 베풀어준 게 지금의 당이고, 지금의 중국정부이니 별다른 불만이 없다는 것.
그리고 인민들이 당에 도전하거나 거역하게 되면 어떤 일을 당하게 되는지는 대약진운동, 문화대혁명, 천안문 사태,
파룬궁 검거와 금지 사태 등을 거치며 중국은 침묵이 금인 것을 체득하고 익혔기 때문에 목소리를 내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 외에도 새로 알게 된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내용들이 더 많지만, 지하철에서 읽을 때는 메모를 할 수가 없어서 다 정리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그리고 이 메모들 외에도 이 책의 모든 내용을 빠짐없이 정리한다고 해서 중국에 대해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작가가 밝혔듯이 중국이라는 나라는 새로운 사실들로 가득 찬 수천 페이지 짜리 백과사전과 같은 나라여서 살아갈수록 끝도 없이 새로운 것이 나타나고, 살아갈수록 그 실체가 알쏭달쏭 모호해지는 나라인 것이다. 그래서 중국 생활 6개월이면 중국 전체에 대해서 아는 척하고, 1년이면 자기 분야에 대해서만 아는 척하고, 10년이 넘으면 아무 말도 안 한다는 말이 생겨날 정도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책을 다 읽고 기존 조정래님 대하소설처럼 10권으로 썼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렇지만 그저 인구가 많고 땅덩어리 넓은 짝퉁의 나라로만 인식했던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새롭게 알게 되고, 더 관심이 가지게 된 것만으로도 조정래 작가님의 의도는 충분히 완수했다고 생각한다.
이 소설을 읽으며 새롭게 알게 된 중국에 대한 사실들과 더불어 한편으로 중국이라는 나라가 멀고도 가깝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들이 답습해온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 우리나라의 모습과도 많이 닮아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약자였던 그들이 세계 강대국이 된 좋은 모습은 본받고, 그들의 좋지 못한 모습은 반면교사로 삼으며 앞으로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 될지도 모르는 세계 선두 그룹에 발맞추어 우리 국민 모두가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올바르게 알고 준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낭만다람쥐의♥책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