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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 ㅣ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31
나쓰메 소세키 지음, 오유리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물정 모르고 천방지축으로 자라온 도련님이 어느 시골의 중학교 교사로 부임하게 되면서
그곳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풍자한 이야기.
소설의 전체 배경이 시골의 작은 학교와 마을이지만,
그곳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통해 보여지는 부조리한 현실과 인간의 이중성은
우리가 현재 살아가는 사회 모습의 일면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난척, 상대방을 위하는 척하는 표리부동한 모순 덩어리의 세상 속에서
어찌보면 융통성 없어 보일 수 있지만,
절대 거짓말을 하지 못하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대쪽같은 성질의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현재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를 알려준다.
즉, 겉과 속이 다르고, 앞뒤가 뒤틀린 거짓과 위선의 가면을 벗어던지고 세상의 이치에 맞게 살아가라고 말해주는 것이다.
중편정도 밖에 되지 않는 분량인데다 등장인물도 한정되어 있고,
일본 특유의 간결한 문체로 되어 있어 부담없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간결한 문체임에도 인물의 내면심리를 섬세하고도 유머러스하게 표현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시대를 초월한 공감대가 형성되기 때문인지 오래된 작품임에도 전혀 낯설지 않고 참 재미있었다.
책을 덮으며, 도련님이 앞으로 어딘가에서 잘 적응하고 살아갈 수 있을지 조금 걱정이 되긴 하지만,
언젠가는 그의 순수한 마음을 알아주고 인정해주는 곳에서 잘 살아가리라 믿는다.

P. 76~77
생각해보면 이 세상 많은 사람들은 나쁜 길로 들어서는 걸 당연하다고 여기는 모양이다.
나쁜 것에 물들지 않으면 이 사회에서 성공할 수 없다고 믿고들 있는 것 같다.
가끔 솔직하고 순수한 사람을 보면 '도련님, 부잣집 도련님' 하면서 비꼬곤 한다.
그렇다면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 '거짓말하면 안 된다, 솔직해야 된다'라고 가르치지 말고 차라리
'거짓말하는 법'이라든가 '사람을 의심하는 기술' '사람 등치는 술책'을 가르치는 편이
이 세상을 위해서도 그 사람을 위해서도 도움이 될 것이다.
*** 낭만다람쥐의♥책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