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카프카 (상)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춘미 옮김 / 문학사상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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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로부터 오이디푸스의 저주를 받은 15세 소년 다무라 카프카군을 주인공으로 한 일종의 성장 소설이다. 하루키의 다른 소설들에서 보여진 것 이상으로 상징과 추상이 난무하다. 책장을 덮는 순간까지도 느낌은 있되 논리와 인과관계는 속시원히 밝혀지지가 않는다.

책 표지나 추천의 글에서는 하루키가 마음먹고 쓴 그의 최고 걸작이라 칭송하고 있지만 난 선뜻 동의하기가 힘들다. 전작들에서 나를 가슴 뭉클하게 만들던 소외와 회색빛 도시의 이미지는 더 이상 보이지 않고, 그에 의해 새로 만들어진 생령과 숲 속 가상의 세계에서는 아름다운 법칙이나 논리를 찾을 수 없다. 책의 전반부까지만 해도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질 것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풀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집중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전작들과 비교했을 때 중간 정도 수준이라는 평이 적당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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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켄 블랜차드 외 지음, 조천제 옮김 / 21세기북스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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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요지를 두 문장으로 정리한다면 다음과 같이 할 수 있을 것이다. 티내지 말고 상대의 좋은 점을 발견해 칭찬하라. 상대의 실수에 대해서는 화재를 전환하라. 잘하고 있으면 아무 말 않다가, 상대방이 실수하기만을 기다려 뒤퉁수를 치는 방법으로는 그의 아무것도 변화시킬 수 없다. 원래 이런 종류의 책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도 아주 얇고 글씨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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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구 마키아벨리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2
시오노 나나미 지음, 오정환 옮김 / 한길사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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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윤리라는 기준을 과감히 벗어버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마키아벨리를 대놓고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듯 하다. 그러나 그의 사상이 조국인 르네상스기의 피렌체에 대한 사랑에서 연유한다는 사실을 알면 일면 수긍이 갈 것이다. 강한 군사력도 정돈된 정치체제도 없이 약간의 경제력과 공화정에의 막연한 동경만을 가지고 당시의 복잡한 유럽 정세에서 강대국들의 눈치만 보다가 끝내 멸망의 길을 걸었던 피렌체에 주목하자. 민주정은 독재보다 무조건 우월하고, 민중은 권력보다 언제나 우선한다는 허상을 깰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후세에 두고두고 욕을 먹는 거대한 사상을 논한 마키아벨리이지만, 실상 그는 피렌체의 일개 중급 공무원에 지나지 않았다. '정략론', '군주론', '피렌체사' 등의 딱딱한 저서들도 남겼지만 유쾌한 희곡 작품들도 여러 편 남겼다. 여기에 대단한 바람둥이에, 권세를 위해 유력자에게 책을 바지고, 또 돈에 구애받는 모습을 보이는 그이다. 나의 영웅, 존경하는 등의 수식어보다는 제목 그대로 나의 친구가 되기에 적합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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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토 성공법 - 달리는 검은 고양이
오구라 마사오 지음, 박대용 외 옮김 / 북스힐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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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고의 택배회사인 야마토 운수의 오구라 마사오 회장의 책이다. 택배시장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고압적인 정부관료들과의 힘겨운 싸움, 택배 상품의 온도 관리 및 스키 택배, 골프 택배 등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는 과정에서의 결단 등을 솔직한 어투로 회고하고 있다.

지난 여름 일본여행 때 동네 편의점마다 붙어 있던 검은 고양이 마크의 비밀을 이 책을 통해 풀 수 있었다. 어미 고양이가 새끼 고양이를 입으로 물어 옮기듯이 고객의 화물을 안전하고 정확하게 운송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심볼이었던 것이다.

물류, 운송 영역에 관심있는 젊은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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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수수께끼 - 마빈 해리스 문화 인류학 3부작
마빈 해리스 지음, 박종렬 옮김 / 한길사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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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인과 제왕>을 읽은 뒤 마빈 해리스의 생각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졌다. 그래서 그의 가장 유명한 저작으로 꼽히는 <문화의 수수께끼>를 읽게 되었다. 이 책은 힌두교도는 왜 암소를 숭배하고, 전쟁은 왜 일어나며, 남녀불평등은 무엇으로부터 비롯되는지 등에 대해 명쾌한 분석을 제시한다. 문화생태학적 통찰력을 바탕으로 외견상 이해하기 힘들고 비합리적이며 상징적으로 보이는 현상들 뒤에 감추어진 합리성을 분석한다. 무엇보다도 종교에 대한 보편성과 특수성을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모든 소재의 기저에 깔고 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다. 기독교나 불교, 이슬람교 등의 종교가 인류학적으로 사회의 진화 과정에서 우연이 아닌 필연적으로 발생했다는 견해에 나도 동조하게 된다.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바로 이 책의 역자의 프로필이다. 역자 박종렬은 서울대학교 고고인류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버클리 퍼시픽 종교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하였다고 한다. 그 후 인천 사랑방교회 목사, 월간 <사회평론 길>의 발행인과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 총무 등을 거쳐, 현재 한국기독교장로회 생명선교연대의 회장으로 있다. 수많은 사람들을 종교에 대한 미혹으로 몰아넣는 책을 번역하고서도, 정작 자신은 기독교도로서 굳건한 위치를 유지하고 있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경지에 이른 대단한 믿음을 지닌 분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에서 대학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필수적으로 읽어야 하는 책이다. 내용도 전혀 지루하거나 딱딱하지 않고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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