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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수수께끼 - 마빈 해리스 문화 인류학 3부작
마빈 해리스 지음, 박종렬 옮김 / 한길사 / 200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식인과 제왕>을 읽은 뒤 마빈 해리스의 생각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졌다. 그래서 그의 가장 유명한 저작으로 꼽히는 <문화의 수수께끼>를 읽게 되었다. 이 책은 힌두교도는 왜 암소를 숭배하고, 전쟁은 왜 일어나며, 남녀불평등은 무엇으로부터 비롯되는지 등에 대해 명쾌한 분석을 제시한다. 문화생태학적 통찰력을 바탕으로 외견상 이해하기 힘들고 비합리적이며 상징적으로 보이는 현상들 뒤에 감추어진 합리성을 분석한다. 무엇보다도 종교에 대한 보편성과 특수성을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모든 소재의 기저에 깔고 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다. 기독교나 불교, 이슬람교 등의 종교가 인류학적으로 사회의 진화 과정에서 우연이 아닌 필연적으로 발생했다는 견해에 나도 동조하게 된다.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바로 이 책의 역자의 프로필이다. 역자 박종렬은 서울대학교 고고인류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버클리 퍼시픽 종교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하였다고 한다. 그 후 인천 사랑방교회 목사, 월간 <사회평론 길>의 발행인과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 총무 등을 거쳐, 현재 한국기독교장로회 생명선교연대의 회장으로 있다. 수많은 사람들을 종교에 대한 미혹으로 몰아넣는 책을 번역하고서도, 정작 자신은 기독교도로서 굳건한 위치를 유지하고 있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경지에 이른 대단한 믿음을 지닌 분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에서 대학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필수적으로 읽어야 하는 책이다. 내용도 전혀 지루하거나 딱딱하지 않고 흥미진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