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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해석 - 사랑은 계속된다
리사 슐먼 지음, 박아람 옮김 / 일므디 / 2021년 7월
평점 :
사랑하던 사람들도 언젠가는 이별하게된다.
그리고 언젠가는 나도 이 세상과 이별하게 된다.
뭐 벌써부터 그런 생각을 하느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인걸.
우리가 피해갈 수 없는 것이 바로 죽음이라는 것. 그것도 인생의 일부인 걸.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랑하는 사람이 떠났을 때 어떠한 기분이 드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 과정을 지나고 일상으로 돌아오는지에 대해 들여다볼 수 있었다.
여러 곳에서 가슴이 먹먹해져왔다.
"우리는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았음을 받아들이고 조용히 우리의 종말을 목격해야 했다.
죽음은 가장 가까운 사람을 떼어 놓는다. 두 사람이 함께 하나를 이루었던 탓에 남은 자는 결국 온전하지 못한 존재로 남는다. / 24쪽
"영어로 비탄 grief의 어원은 '짐을 지우는 것'이다.
어원만 놓고 보면 비탄은 내면에서 일어나는 소모적인 과정이다.
그 상처는 깊이 감춰져 있다. 자신에게도 보이지 않을 만큼 말이다.
죽어가는 모습을 목격하는 것은 내 몸의 일부를 저세상에 담그고 있는 느낌. 그것은 평범한 일상과는 어우러지지 않는 엄청난 변화다." / 28쪽
다발 골수종이라는 진단을 받은 배우자와 이를 옆에서 지켜보는 신경학자 아내의 생각, 그 감정들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지금은 별로 상상하고 싶지 않은 사랑하는 이의 죽음.
이것을 관통하고 직면한다는 것, 이를 통과해서 지나간다는 것이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 알기에
우리가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을 이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는 것 같다.
부부 사이가 저렇게까지 친밀할 수도 있구나
소울메이크라는 것은 저런 것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내 삶의 일부와도 같은 배우자를 잃는다는 것은 나의 몸의 일부를 잃는 것과도 같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해도 끝은 오고
사랑하지 않아도 끝은 오는 구나..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할까.
사랑하는 이의 죽음도 언젠가는 지나가야하는 과정이지만
나의 죽음이라는 것도 언젠가는 만나게 되리라.
내가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게 만든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