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들려주는 여자 이야기 - 배우고, 사랑하고, 살아 내야 할 딸에게 건네는 27가지 담대한 말들
김슬기 지음 / 웨일북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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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딸이지만 두 딸들이 이 험한 세상을 헤쳐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무겁다. 딸 가진 부모라면 다 같은 심정이 아닐까?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할지 나도 잘 모르겠는데 우리 딸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까.

아빠가 딸에게 보낸 편지들을 엮어 놓은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한 너에게>도 재미있게 읽었었다.

그 책이 아빠가 딸에게 쓰는 편지라면, 이 책은 엄마가 딸에게 들려주는 여자 이야기다. 딸이라는 대상은 같지만 관점은 다른? 엄마의 입장에서 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아빠가 하는 이야기와 다를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 그것은 분명 어떤 특별한 마음가짐을 필요로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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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책을 가까이하기를 바라는 이유에 대해 저자가 말하는 부분이 많이 공감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상하게도 할 말 다하는 여자들을 향한 시선이 곱지 않다. '센 여자', '독한 x'이라는 말을 들어야 한다. 그런데 할 말은 하고 살아야 한다. 너무 오랜 세월 교양을 지키느라, 착한 여자 소리를 듣기 위해 여자들이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억압되어 살아왔었다. 내 딸들에게는 그렇게 살라고 가르치고 싶지 않다.

그러기 위해서는 할 말을 장전하고 있어야 하고, 그 할 말은 바르고 논리적인 생각에서 비롯되리라. 그 바르고 논리적인 생각은 '책'에서 나온다고 확신한다. 그렇기에 우리 딸들도 책을 가까이 했으면 좋겠다.

인간관계에서의 갈등과 마찰의 원인은 대부분 상대방이 내 기대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가까운 사이라는 이유로 지나치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 기대에 부합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상대방에게 나의 요구를 정확하게 전달하지 않은 채, 서로가 이해하고 의견을 맞추지 않은 채,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상대를 향하여 비난의 화살을 쏘아서는 안 된다. 평생을 살아갈 사람과 마음을 맞춰보는 것은 너무나도 중요하다.

아이들을 어떻게 하는 것이 딸을 잘 키우는 것일까. 고분고분하고 착한 소녀로 자라게 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그저 사랑 받고 예쁘게 자라 부잣집에 시집가도록 키워내는 것이 성공한 양육일까.

답은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주체적인 삶을 살도록 가르쳐야한다는 것이다. 내 생각이 분명하고, 가치관이 올바른 아이로, 할 말을 참아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남의 기대에 부합하는 삶을 사느라 피곤한 인생, 후회하는 인생이 되지 말라고. 그러기 위해서는 엄마가 먼저 그런 사람이 되어야할 것이다.

저자의 개인적인 주관이 드러난 책이지만 많은 부분 공감할 수 있었고, 여자로서 대한민국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개인으로 생각해보아야 할 부분들, 딸들에게 꼭 알려주어야 할 부분들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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