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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로 된 아이 - 시련을 가르치지 않는 부모, 혼자서 아무것도 못하는 아이
미하엘 빈터호프 지음, 한윤진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인성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적지 않게 만나게 된다. 그러면 떠오르는 생각은 '저 사람은 대체 가정 교육을 어떻게 받았을까'이다. 인성에 관한 문제는 나이가 삼십대이건, 사십대이건, 심지어 오십대이건 상관이 없는 것 같다. 나이가 마흔이 넘어도 사소한 일에 삐치고, 아이처럼 구는 사람들을 여럿 보았기 때문이다. 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책 제목이 <유리로 된 아이>라니 궁금했다. 작은 일에 좌절하고, 삐치고, 또 마음이 불안해지거나, 에라 모르겠다 하며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나는 유리로 된 멘탈을 가진 것이 아닐까, 내 자녀는? 이런 여러 궁금증이 들었다.
자녀는 부모의 거울이라고 한다. 자녀를 보면 그 가정을 알 수 있다. '문제아는 없고 문제 부모만 있다'는 말도 있다. 아이를 어떻게 양육하느냐에 따라 아이는 밀가루 반죽과도 같이 전혀 다른 인간이 된다. 그만큼 부모의 양육 태도와 마인드가 중요하다. 그러면 나는 어떤 양육 태도를 가져야 유리멘틸을 가진 아이로 키우지 않을 수 있을까.
저자는 왜 유리멘탈을 가진, 몸은 성장했지만 정신은 유아기 아이와 같은 수준에 머무르는 아이들이 양산되는지에 대해 부모의 태도에 대해 지적한다.
이런 현상이 아이를 자신의 신체의 일부로 여기는 태도, 아이와의 공생관계, 자신의 생각을 투사하는 등 부모의 태도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지적한다. 그 근본적 원인이 바로 이 시대 자체에 있고, 부모가 아이에게 하나의 작은 성인이기를 기대하는 것도 어른이 평정심을 갖지 못하고 온전하게 아이에게 집중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이다. 그리고 그 원인은 바로 부모도 스마트폰이나 자신을 어지럽게 하는 온갖 외부 자극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부모도 아이를 바라볼 때 자신의 직관대로, 여유를 가지고, 자기 자신과 분리하여 독립된 개체로 바라보고 아이의 세계를 인정해주며 키우는 것이 아니라, 그리고 제때에 아이에게 한계와 절제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자극과 반응에 충실하듯 양육하는 테도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한다.
저자가 그 솔루션 중 하나로 스마트 폰을 꺼두라고 말하는 것은 늘 스마트폰과 수많은 자극적 정보 속에서 허우적 거리는 현대의 부모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다. 아이와 눈을 맞추고 아이의 세계를 존중하며 또 아이와 자신을 독립된 인격체로 바라보고 또 약간의 거리를 두고 아이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여유자체가 없는 우리 자신에게 일침을 가한다.
나도 정말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직관적으로 생각해서 양육하기보다, 수많은 '카더라' 통신 내지 SNS에서 유행하는 소위 '엄마표' 방식에 따라 아이를 이끌어온 것이 아닌가 되돌아보게 된다. 내 아이도 남들처럼, 아니 남들보다 더 행복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줏대없이 남들이 하는 것은 다 하려는 그런 부모, 그리고 아이가 원하는 것은 다 들어주려고 휘둘려왔던 부모가 아니었나 되돌아보게 된다.
현대의 부모의 양육 태도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이에 대한 솔루션으로 부모의 '평정심'과 '안정감'을 제시하는 저자의 조언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이지, 아이가 독립적이고 사회에서 타인에게 민폐를 끼치 않는 하나의 성숙한 사회인으로 온전히 성장하기 위해 내가 갖추어야 할 태도는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