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우울한 동네 핀란드가 천국을 만드는 법 - 어느 저널리스트의 ‘핀란드 10년 관찰기’
정경화 지음 / 틈새책방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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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가 550만명밖에 되지 않는데 국민 대부분이 영어를 잘하고,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무시당하지 않고 국민 대부분이 행복한 나라, 사교육을 하지 않는데도 학생들이 세계 top 수준을 유지하는 나라가 핀란드다. 그 비결이 너무도 궁금하다.

저자는 10년 동안이네 핀란드를 취재한 기자이다. 핀란드의 교육 체계에 대해 주로 취재하면서 핀란드의 사정에 대해 속속들이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도 핀란드의 교육 뿐 아니라 사회 시스템 전반에 대해 객관적인 기자의 시선으로 취재하듯 써내려간 책이다. 그래서 핀란드의 체제를 찬양하는 것도, 단순히 비판하는 것도 아닌, 중립적인 시선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

핀란드의 교육 제도

사교육이 없이도 대부분의 학생이 뜨거운 교육열을 유지하고, 또 전 세계에서도 상위 성적을 유지하는 비결이 무엇일까. 공교육 시스템만으로도 학생들이 행복해하며 배움에 대한 열정을 품게되는 비결이 무엇일까.

"학생들에게 호기심과 창의력을 길러주고 싶다면 방법은 간단해요. '네 생각은 어떠니?'라고 물어보면 됩니다. 몇 번이고 다시 물어보세요."

핀란드에서는 정부가 역사적으로, 정책적으로 교사를 존중하고 존경해왔다고 한다. 교장이 어떤 교육활동을 벌이고자 하면 교육청에서 최대한 지원해 주며, 교사들이 제안한 교육 제도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를 갖고 있다고 한다. / 45쪽 참고

핀란드 교육 제도의 성공은 교사들에 대한 무한 신뢰라고 한다. 교사에게 학교도, 정부도, 그리고 학부모들도 무한 신뢰를 보내고 의지한다. 그렇게 때문에 교사는 더욱 노력하게 되고, 교육의 질이 높아지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그러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저자는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사건만 보더라도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핀란드와 같은 체제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논의가 되풀이 되는 지점이라고.

핀란드의 무상 교육, 무상 급식 제도

자기 소득의 3분의 1 정도를 뚝 떼어 세금으로 내겠다는 사회적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 나는 세금을 더 낼 수 없지만, 복지혜택은 더 받겠다는 생각으로 북유럽식 복지 제도가 자리 잡을 리 만무하다. 또 이런 마음가짐이 바뀌려면 적당한 시간 일하고 야근과 인간관계 스트레스 없는 노동 환경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 역시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다. / 69쪽

=> 엄청난 수준의 복지 혜택을 누리는 대신, 핀란드는 높은 수준의 세금을 자랑하기도 한다. 높은 수준의 복지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그러한 세금을 기꺼이 내는 사회적 합의가 근본적인 출발점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우리나라도 이것이 하루 이틀만에 해결될 일은 아닌 것 같다.

갑작스럽게 복지 국가의 혜택을 국민에게 누리게 하기 위해 무리하여 세율을 높이고 부동산 투기 시장을 잠재우겠다고 무리하게 여러 제도를 실험하듯 도입하는 것도 국민의 불만만 만들어내는 방법이 아닐까, 오히려 국민적 반감을 키우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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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국가가 무조건 살기 행복한 나라일까? 우리는 북유럽 복지 국가들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요즈음 뉴스에서 접하는 수많은 유럽의 복지국가들의 의료 시스템 붕괴를 보면서 복지 국가라고 반드시 행복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핀란드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깨지고 조금 더 객관적인 시선을 갖게 되었다고 할까. 핀란드 역시 젊은 대졸 엘리트들이 해외로 유출되는 현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그 원인은 교육 예산의 삭감이라고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핀란드도 뒤늦게 교육 예산의 원상 복구를 시도하고 있다고 하니, 핀란드라고 해서, 북유럽 복지국가라고 해서 만사 형통한 것은 아닌 것 같다.

 

 

핀란드라고 해서 마냥 모든 국민인 행복한 것은 아니다. 분명 배울 점도 있고, 또 굳이 우리나라가 따라할 필요 없는, 수용할 필요 없는 제도들도 있다. 일차원적인 나라와 나라간의 비교가 아닌, 객관적인 시선으로 여러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그런 객관적인 견해를 갖기 위해 핀란드라는 나라에 대해 기자의 시선에서 객관적인 팩트를 전달하는 이 책이 도움이 된 것 같다. 북유럽 복지국가에 대한 단순한 환상을 내려놓고 냉정하게 우리 나라와 우리 스스로에 대해 통찰하는 계기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아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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