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유럽식 휴가

나의 유럽식 휴가
오빛나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1월

새로운 미지의 세계를 떠나는 것과 같은 유럽 여행 에세이다.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들이라 나에게는 미지의 세계이다. 스페인, 네덜란드, 크로아티아, 벨기에, 슬로베니아와 몰타가 소개된 책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휴가는 대부분 사진 찍기 위한 여행, '어디 어디 갔다왔다'라고 자랑하기 위한 여행인 것 같다. 그런 식의 여행을 하다보면 여행을 다녀온 것인지, 기억도 잘 나질 않고 그냥 점만 찍고 온 것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

유럽 사람들의 휴가는 느리다. 짧게는 2주, 길게는 한 달 이상 되기도 한단다. 우리나라처럼 빡빡한 여행 일정을 소화하느라 바쁘지도 않고, 느리고 여유롭고 한가로운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하루 종일 하고 싶은 일이 하나 혹은 둘, 또는 중간중간 아무것도 하지 않는 휴가 속의 휴가까지 존재한다고 한다.

유럽 사람들처럼 한가로운 곳에 가서 정말 휴가다운 휴가를 보내고 싶다는 소망이 생긴다. 사진 찍고 자랑하기 바쁜 여행을 벗어나, 정말 '쉼'이 있는 그런 휴가를 보내고 싶다.

스페인이 과거 이슬람 세력이 머물렀던 흔적이 있는 나라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저자가 소개해주는 여러 역사적 정치적 배경과 함께 여행의 스팟들을 돌아보면 의미가 깊을 것 같다.

또 가장 하고싶은 일은 각 여행지의 색다른 음식을 맛보는 것이다. 듣도 보도 못한 그런 음식들을 찾아 미각을 깨우고 새로운 경험을 해보는 것도 커다란 추억이 될 것 같다.

몰타라는 곳은 들어만 보았지, 실제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이 책을 보고 나니 꼭 가보고 싶은 곳이 되었다. 몰타는 이탈리아 밑에 있는 조그마한 섬나라로 아프리카와 중동, 유럽의 문화가 고루 섞인 나라라고 한다.

이 책의 좋은 점은 끝부분에 여행의 길잡이가 될 책들, 음악, 미술작품과 영화나 드라마가 함께 소개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 나라의 문화적 배경, 역사적 배경, 그리고 예술적 특색들을 미리 알고 간다면 단순한 관광을 위한 여행이 아닌, 새로운 체험이자 역사 속으로의 탐험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이 조금 더 크면 이 책에 소개된 것처럼 나만의 유럽식 휴가를 꼭 떠나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