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무엇을 하든, 누가 뭐라 하든, 나는 네가 옳다 - 나의 삶이 너희들과 닮았다 한쪽 다리가 조금 ‘짧은’ 선생님이 아이들과 함께한 ‘길고 긴 동행’, 그 놀라운 기적
황정미 지음 / 치읓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공부방을 운영하며 아이들을 먹이고 재우고, 때로는 마음 속 이야기를 들어주는 공부방 선생님이다. 어릴 적 너무도 안타깝게 고열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소아마비를 겪은 후, 한쪽 다리가 짧은 불편함을 몸에 지니게 되었다. 몸과 마음이 아픈 막내 딸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위로해주지 않는 가족들, 그리고 세상의 차가운 시선에도 불구하고 아픔을 극복해내고 따뜻하고 깊은 마음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다.

 

아파본 사람이 아픈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이 정말일까. 저자는 공부방에 찾아오는 소위 '문제'의 아이들을 먹이고 재우고 돌보며 그 마음까지 속속들이 돌본다. 이 책은 공부방을 운영하며 여러 환경에 처한 아이들을 만나며, 그 아이들과 부모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함게 치유를 해 나갔던 그녀의 기록을 엮은 책이다.

 

사연 없는 집 없다. 또 문제아는 없고 문제 부모 부모만 있다. 겉에서 봤을 때 '문제'라고 불리우는 아이들 모두 나름의 속사정이 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 '문제'라는 것들이 대부분 부모한테서 비롯된다는 점은 공통적인 부분인 것 같다.

 

 

마음이 아프고, 상처를 받은 사춘기의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귀울여주고,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 대화를 나눠가면서 아이들은 놀랍게 성적이 수직상승하기도 한다. 성적은 아이들의 마음 상태의 반영이기도 한 것 같다. 단순히 공부만을 가르쳐주는 선생이 아닌, 아이들의 마음까지 살필 줄 아는 스승을 만난다는 것이 그 아이들에게도 크나큰 행운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며 내 사춘기 때를 회고해보기도 했다. 예민하고 감수성이 풍부했던 성격 덕분에 고등학교때 참으로 공부를 안 했던 것 같다. 나의 경우 딱히 부모님이 불화를 겪으시거나, 가정 형편이 심하게 어려운 편도 아니었는데 왜 그리도 방황을 했을까. 무뚝뚝하고 애정 표현이 부족하신 엄마, 아빠에게 늘 칭찬과 사랑을 갈구했지만 그것이 다 채워지지 못했던 것이 아쉬웠던 것 같다.  무척이나 예민한 아이였던 내가 만약 그 당시 이 책의 저자를 만났더라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주변에 아직 사춘기 자녀나 조카가 없어서인지 이 책에 나오는 아이들 중 딱히 떠오르는 비슷한 아이는 없지만, 여러 마음의 상처와 어려움을 토로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 아이들의 십대를 미리 상상해보기도 했다. 아이들이 이런 상처를 받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겠다는 생각과,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사랑'이고 '관심'이라는 것을 배운다. 공부하라고 남들보다 앞서라고 강요하기보다 기다려주고 이해해주는 것. 생각이 쉽지, 막상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기다려주는 엄마가 될 수 있을지 사실 나도 염려가 된다.

개인적으로는 공부를 얼마나 남들보다 많이 하느냐보다 중요한 것이 아이의 안정된 마음 상태와 정서라는 것, 그를 위해서는 부부가 화목해야한다는 것을 배우고 깨닫는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