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의 힘 곤도 마리에 정리 시리즈 1
곤도 마리에 지음, 홍성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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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전문가 곤도 마리에의 책이다. 그 전에도 정리와 관련된 여러 서적들을 읽어보았기에, 그리고 한때 나도 흥분해서 그 책들을 따라 정리를 하다가 또 시들해지기도 해봤기에,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책을 펼쳐든 것은 사실이다.

 

미쉘의 책, 윤선현씨의 책을 읽어보았을 때도 정리를 하고싶은 욕구가 막 치솟았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그런 열정은 얼마가지 못하고 곧 예전 습관으로 금방 회귀했었다.

 

곤도 마리에 책은 결이 다르다. 그녀의 내공이 느껴지는 책이다. 수십년을 정리에 몰두하고, 정리의 철학을 정립한 그야말로 정리의 대가라고 볼 수 있을 듯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리를 한다는 것은 내 '정신'과 '마음'과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자취를 할 때 정리가 거의 안 되었던 시절이 있다. 카오스 상태였던 그 때를 기억한다. 내 방의 정리 상태는 곧 내 마음의 반영이었다. 내 마음이 심란하고 심리적으로 혼란한 상태였을 때 정리를 하고자하는 의지가 없었던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내 일상도 엉망이었었다.

 

정리는 고르는 행위이고, 선택하는 행위이고, 결정하는 행위다. 나에게 진짜 소중한 것을 분별할 능력이 없었던 그 시절, 정리가 참으로 어려웠다. 중요한 것을 골라내는 결단력이 부족했기에 버리는 것도 어려웠고, 남길 물건을 선택하는 것도 어려웠다.

 

정리를 통해 가려내야 할 것이 버릴 물건이 아닌 '남길 물건'이라는 저자의 말이 인상적이다. 나에게 중요한 것, 필요한 것을 골라낼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말로 들린다. 이것은 정리를 통해 평소 익숙해지지 않으면 갖추기 힘든 능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바꿔서 평소 정리를 하다보면, 나에게 중요한 것,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을 추려내고 골라낼 줄 알고 이에 집중하는 능력도 키울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설레지 않은 물건은 버리라'는 저자의 기준도 인상깊다. 그 말이 너무도 맞기 때문이다.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물건인지 분별하는 것은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내가 그 선택을 하는 주체여야 한다는 사실도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그 선택을 통해 나에게 행복한 선택,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판단해내는 것도 훈련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는 강력한 힘이 있다. 책을 덮고 나서 어떤 행동을 일으킨다면 그 책은 분명 강력한 책임에 틀림이 없다. 이 책을 덮고나서 바로 옷장 정리를 하고 싶었다. 그리고 옷장에서 최근 몇년  동안 입지 않았던 옷들을 골라 기부용 봉투에 담고나니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다.

 

정리라는 것은 단순한 물건, 주변의 정돈으로 깔끔해진 환경을 누리는 것만이 아닌, 그 이상의 것임을 깨닫는다. 마음의 정리, 감정의 정리, 생각의 정리가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으며 내 삶도 일상의 정리를 통해 더욱 간소해지고 단순해지며 더 행복해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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