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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마지막에서 간절히 원하는 것들 - 상처로 남지 않을 죽음을 위하여
태현정 외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2월
평점 :
죽음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무거운 주제이다. 오늘을 살면서 죽음을 의식하고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우리는 누구나 죽음을 맞이할 수 밖에 없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죽음이라는 것과 그리 친하지 않다. 죽음을 준비하는 것도, 죽음을 맞이할 준비도 우리에게는 낯설다.
그런데 죽음을 매일 맞닥드리고 죽음에 대해 통찰할 수 밖에 없는 환경에서 지내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호스피스 병동의 사람들이다. 암 말기, 중증 질환 환자들, 임종을 앞둔 사람들을 매일 만나며, 또 매일 이별을 해야하는 사람들이 각자의 시선에서 죽음에 대해, 우리의 삶에 대해 통찰한 에세이를 모은 책이다.
나 자신의 죽음도 두렵지만,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이별은 생각만으로도 두렵다. 사랑하는 사람이 늘 곁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나도 영원히 살 수 없듯, 사랑하는 가족들, 부모님도 언젠가는 이별해야한다. 그렇기에 매일 잘 지내야한다. 그들과 함께하는 남은 순간을 누려야 한다. 그들과 함께 있는 남은 시간의 의미를 되새겨야한다.
'언젠가는', '나중에'로 미루다 보면 그 언젠가가 다시는 오지 않은 순간이 올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겠다.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죽음 앞에서 '지금, 여기'를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참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죽음은 언제인지 모르게 '불쑥'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정할 수 없는 그 시간 앞에서 우리는 작아지고 또 겸손해진다. 그래서 살면서 죽음을 의식한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매일 지켜보는 죽음이라도 그 어떤 죽음 앞에서도 익숙해질 수 없다는 저자들의 이야기에 죽음이라는 것은 정말 준비가 필요하고 잘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게 된다.
내가 죽는 순간을 상상해본다면,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할지, 가족들과 어떻게 지내야 할지, 주변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할지에 대한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상처와 후회로 얼룩진 인생이 아닌, 그렇다고 아쉬움과 미련이 가득한 인생도 아닌, 감사와 평안함으로 가득찬 인생이었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할지,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보내야할지 조금은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