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멘토 공부의 기술

더 멘토 공부의 기술 - 명훤 멘토가 전하는 7년간의 멘토링 수업
명훤 지음 / 아테네 / 2019년 12월

학창시절 이 책을 만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내가 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이런 공부 기술 관련 책이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요즘에는 공부법, 비법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들이 많은 반면, 우리 때의 경쟁과는 차원이 다른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그래서 요즘의 아이들이 더 환경적으로는 풍요롭지만 어려운 상황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공부에도 기술이 있다는 말을 믿는다. 무조건 성실하게 지구력있게 공부한다고 공부를 잘 하는 것은 아니다. 업무에도 스킬이 필요하고 방법이 필요하듯, 공부에도 분명 요령이 필요하다.

공부의 달인임이 분명한 저자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절간에 들어가 사법시험 공부를 하다가 갑자기 인생의 경로를 바꾸게 된 케이스이다. 무슨 계기가 있었을까. 정확히 알지는 못하나, 저자는 평생 공부 멘토로서 공부 전문가로 제자들을 지도하는 인생을 살고 있다.

이 책에는 엑기스가 담겨있다. 제목에 충실한 책이다. 공부의 기술. 공부를 잘하고 수험 생활 끝에 목표한 바인 시험 합격을 이루는 여러가지 기술들이 담겨있다. 마음가짐에 대한 추상적인, 누구나 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들이 아닌, 실제 좋은 성적을 나타내기 위해 필요로 하는 구체적인 방법들이 담겨있다.

이 글을 읽어보면 공부하는 목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공부를 하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바로 '내면의 동기'다.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부모도 아닌, 나 자신이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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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의미의 공부는 교재를 읽고, 다시 보기 좋게 정리하고, 그것을 암기하고 인출하는 과정이 이루어져야 비로소 시작된다. ... 무엇이 중요한 내용인지 파악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필기구를 적절히 사용해서 그 내용들에 밑줄을 긋거나 정리하는 법도 알아야 한다.

중요한 것을 구분하는 능력이 중요한데 이 연습에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이 과정을 하나의 경건한 의식으로 만들어 틈틈이 연습해야 한다. 이런 반복적 기본기 훈련과정을 루틴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연습은 독해 실력과 교재를 압축하고 정리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면서 공부의 긴 여정에서 길을 잃지 않게 해준다.

난독증이란 지능, 시각, 청각이 모두 정상인의 범주에 있지만 글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증세를 말한다. 이를 극복하는 것도 중요하다.

반복의 기술은 단권화와 오답 노트의 작성으로 이뤄진다. 시험 직전에는 오로지 기본서와 오답노트만 들고 절박한 심정으로 전장에 뛰어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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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의 매커니즘

- 노력을 많이 들여 배운 지식일수록 오래간다. 쉽고 빠르게 배운 지식은 금방 사라진다.

- 인출 output 연습을 할 때는 다양한 변형을 주어야 한다.

- 생소한 내용을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하여 연결하는 과정(정교화)이 필요하다

- 즉각적인 피드백보다는 약간 시간 간격을 둔 지연된 피드백이 더 효과적이다.

- 교재에 익숙한 것을 아는 것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기본기는 철저한 반복을 전제로 한다.

무라카미 하루키 "컨디션이 좋든 안 좋든 매일 200자 원고지 20매를 쓰는 것을 규칙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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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공부를 하면서 했던 착각이 강의를 열심히 들으면 공부가 끝난다고 생각한 것이라는 점이다. 성실하게 매일 수업을 듣고 필기를 한 것에 가장 큰 비중을 두었던 시절, 시험 결과는 좋지 못했다. 나는 열심히 하는 학생인데 왜 시험 성적이 좋지 못할까. 늘 의아했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자격증 시험을 준비할때, 이미 서른에 가까운 나이였지만 나는 기본부터 쌓아야했다. 공부의 기본을 알지 못했다.

그때 EBS에서 방영한 [공부의 왕도]라는 프로그램 전편을 다운로드 해서 역주행했다. 공부의 요령을 고등학교 수험생들로부터 배우기 위해서였다. 거기에서 소개된 학생들은 이 책에서 소개해주는 공부 비법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던 학생들이었다. 그때 처음으로 공부에서는 성실한 태도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기술'과 '요령'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다고 기술과 요령이 전부라는 것은 아니다. 저자도 손흥민과 김연아의 예를 들었듯, 기본기는 필수이다. 매일 피나는 노력과 훈련으로 기본기를 쌓는 것, 기본 지식을 쌓는 것은 당연한 전제이다. 이 공부한 것들을 어떻게 엮어내느냐, 어떻게 결전의 날까지 갈고 닦고 가져가느냐, 정리하는 것, 관리하는 것이 너무나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책에서 저자도 강조했듯, 단권화와 오답노트가 전부인 것 같다. 나에게는 그랬다. 시험을 앞두고 했던 것이 오답노트 정리와 단권화였다. 단권화가 그렇게 중요한 것인줄 몰랐다. 그리고 시험을 합격하고 나서 내가 고등학교 수험생들을 따라했던 것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공부하는 방법이 수 없이 많고, 다양하고 사람의 기질별로 다를 수 있지만, 결론은 깔대기처럼 하나에 이른다는 것을 깨닫는다. 인풋과 아웃풋이 원활하게 되도록 훈련하는 것, 그리고 아는 것을 서로 연결하는 것. 그것이 공부의 핵심이 아닐까.

공부를 잘하고, 시험을 잘보는 것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그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인생에서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부의 기술을 알고 목표하던 바를 이루어내는 것이 인생의 중요한 것들을 성취하고 발전시켜나가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가능성이 크다. 맹목적으로 앞서가기 위해, 남들보다 높은 지위에 오르기 위하는 공부가 아닌, 공부하는 목적이 분명하다면, 공부하는 기술은 우리 인생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임에는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