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한가운데 영원의 길을 찾아서 - 100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의 신앙 에세이
김형석 지음 / 열림원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나는 100세가 되었을 때 어떠한 모습이 되어 있을까. 요즈음 나이 듦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나이가 들어 슬프고 안타까운 것이 아닌, 나이가 들 수록 찬란하게 빛이 나는 아름다운 생이었으면 좋겠다.

그 아름다움이 나타나는 것은 외형에서가 아닐 것이다. 바로 내면의 아름다움이 진정한 아름다움일 것이다. 그 진정한 아름다움의 빛을 발하고 있는 분 중 한 분이 이 책의 저자 김형석 교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연세대 철학과 교수로 지내시다가 은퇴 후에도 여러 저서를 집필하고, 또 사회적으로도 좋은 일들을 하면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분이다. 단순히 일을 많이 해서가 아니라, 아름다운 일,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는 일들을 하시기 때문에 그 분의 인생에 대해 아름답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이 책은 저자가 한 신앙인으로서, 신 앞에서 한 인간으로서, 모두에게 주어진 인생이라는 것을 돌아보며 솔직하고 잔잔하게 써내려간 에세이다.

이런 분은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왔을까. 인생을 돌아보며 무슨 생각을 해오셨을까, 젊은 세대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무엇일지 궁금했다.

<인생의 목적지>

p. 37

인간은 목적이 없이는 살 수 없으면서도 궁극적인 목적은 찾을 수 없도록 운명 지어진 존재일지도 모른다.

p. 39

개인은 개인대로 성장해야 하고 사회는 사회대로 자라야 한다. 내가 자라지 않는데 가정이 어떻게 행복해지며, 내가 성장하지 않으면서 민족이나 국가의 성장을 기대할 수는 없는 법이다. 어떤 면에서는 성장이 곧 애국심이며, 성장을 포기하는 것은 죄악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자기 성장과 자아 완성은 그 자체가 인생의 목적이어야 한다.

p. 40

그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게으른 인생을 살지 않으며 시간의 낭비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세상에는 자신도 미처 느끼지 못하는 죄악이 있다. 그것은 게으름이다.

진정한 삶은 게으름에서 벗어날 뿐 아니라 주어진 직책에 최선을 다하는 데 있다.

p. 46

인생의 목적은 우리가 하는 일의 사회적 의미를 남기는 데 있다.

물건은그 물건의 값을 해야 하고, 생명 있는 것은 그 생명의 뜻을 채워야 하듯이 인간은 우리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그 사회적 의미를 남길 수 있어야 한다.

p. 49

우리는 인생의 목적이 저 멀리 보이는 높은 산꼭대기에 있고, 우리는 인생의 목적을 향해 날아가는 것 같이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 높은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 또한 목적인 것이다.

비록 그 산 꼭대기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접근해 가는 과정에서 목적이 성취되고 있는 것이다.

욕심스러운 젊은이들은 당장 이상과 목적에 날아가기를 바라나, 지혜로운 사람들은 과정과 이상을 함께 생각하며 목적과 방법을 같은 비중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과정보다 결과에 중점을 두고, 나 스스로의 만족보다 다른 이들에게 보여지는 것에 혈안이 된 젊은 세대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아닐까. 일 자체를 사랑하고 즐기기보다, 일을 수단으로 삼고 일을 통해 남들 보다 앞서고 높이 서기 위한 내 양심을 꼬집힌 듯한 느낌이었다.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에 얼마나 의미를 두고, 또 이 과정 자체를 즐기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된다. 또한 내 앞에 놓여진 것에만 초점을 두고 내 인생, 나 자신만을 챙기는 것 역시 게으름의 결과가 아닐까하는 생각에 반성하게 된다.

'인생의 목적은 우리가 하는 일의 사회적 의미를 남기는 데 있다'는 저자의 말이 인상깊다. 내가 하는 일에서 돈을 얻고 끝날 것인지, 어떠한 의미와 족적을 남길 것인지, 오늘 대한민국 최초 아카데미 4관왕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수상소감을 들으며 더욱 생각해보게 된다.

철학자이면서 신을 인정하고, 신 앞에서 평생을 겸손하게 살아왔던 사람, 그가 남긴 따뜻하고 잔잔한 메시지가 내 삶에서도 파문을 일으키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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