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할 땐 뇌 과학, 실천할 땐 워크북 - 우울에 빠진 뇌를 재배선하는 10가지 실천 도구
앨릭스 코브 지음, 정지인 옮김 / 심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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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우울감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지 않을까. 문제는 그러한 우울감이 오래 지속되어 고착될 때이다. 특별히 기분이 슬프거나 고통스럽지는 않더라도 아무것도 하기 싫고, 사람을 피하거나, 무기력함이 오래되는 경우 우울증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가까운 지인 중에 무기력함, 의욕상실에 시달리는 사람이 있다. 운동도 그냥 하면 될 것을, 시간이 많아도 운동을 하러 갈 시간은 없다고 말한다. 그게 그렇게 어려울까. 여러가지 정황 상 그 사람이 우울증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런 무기력함과 우울감에 시달리는 그 지인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나 역시 갑자기 우울한 마음이 들거나 무기력할 때 도움이 되는 책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이 딱 그런 사람들을 위한 책인 것 같다. 저자인 앨릭스 코브는 세계적인 신경과학자이자 우울증 전문가다. 그는 우울증을 '뇌 과학'의 측면에서 연구한 사람으로 유명하다. 전작인 <우울할 땐 뇌과학>이라는 책은 우울증의 원인을 개인의 예민한 성격 탓이라거나, 의지가 약해서 걸리는 병이라는 식으로 개인에게 돌리는 관점에서 벗어나 우울증이 '뇌의 문제'이며, '생물학적 문제'라고 접근한 최초의 책이라고 한다.

이 책은 읽고 실천하는 워크북이다. 여러가지 주어진 과제들에 대해 기록하고 답하며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 우울한 감정에서 벗어나 활기찬 생활을 되찾기 위한 여러가지 단계를 기록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우울증의 진행 방향을 뒤집는 5가지 활동은

1. 즐길 수 있는 활동

2. 성취 활동

3. 의미 있는 활동

4. 신체 활동

5. 사교 활동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그냥 뭔가를 하기만 해도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우울증에서 벗어나겠다는 자기 자신의 의지인 것 같다.

"우울증은 복합적인 기분장애이지만 때로 그 해결책은 단순하다. 우리가 즐기는 일이나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활동만으로도 우울증을 개선할 수 있다. 상승 나선을 만들고 유지하는 데 매우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운동 만큼 뇌와 우울, 불안의 신경 회로에 강력하고 섬세한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없다고 한다. 몸을 움직이는 것은 우울증의 진행 경로를 뒤집을 수 있는 가장 간단하고 확실한 방법이라고 한다.

그냥 시작해야한다. 무엇을 하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

p. 204-205

만족스러운 결정을 내리려면

1. 통제 가능한 것에 집중한다

2. 확실한 것에 집중한다

3. 예측을 줄이는 데 집중한다.

불확실한 것, 불투명한 것에 목표나 가치관을 두면 그 목표와 가치관을 실현하는 길은 더 멀어진다. 이는 우울증에 도움이 안 된다고 한다. 작은 목표라도 실현 가능한 것, 내가 달성할 수 있는 수준으로 계획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흥미로웠던 것은 "행복을 목표로 삼지 말라는 것"이다. 행복은 그 자체로는 무의미하게 느껴질 수 있어서 행복을 목표로 삼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고 한다. 삶의 목표로 삼기에는 너무 추상적이다. 행복은 목표가 아니라, 우리의 행동과 목표와 가치관이 조화를 이룰 때 나타나는 결과에 가깝다는 것이다.

p. 209

목표는 가치관을 더욱 구체적이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것으로 바꿔주며 도파민 분비를 촉진한다.

- 가치관: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다

- 목표: 아이들에게 더 깊은 관심을 기울인다

- 계획: 아이들과 있을 때는 이메일 확인을 하지 않겠다.

가치관은 방향성을 제시하지만, 그 가치관과 일치하는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실행하는 가능한 단계들로 나누어 실천해야만 비로소 의미있는 무언가를 성취할 수 있다.

p. 234

상상할 수 있는 최고의 자기 모습 그리기

그런 자기 모습을 글로 써보는 것은 트라우마 극복과 기분 전환, 우울증 증상 감소에 효과적이다. 바람직한 미래를 머릿속에 자꾸 그려보는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규칙적으로 감사를 실천하는 것도 우울증을 극복하는 방법 중의 하나이다. 의식적으로 감사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감사하기 힘든 것이 우리의 본성이다. 하루에 두가지, 세가지씩 감사할 거리를 억지로라도 찾아내고 기록하는 것은 상당한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경험해보아 잘 알고 있다. 이런 감사 습관이 사소한 것 같지만 우울증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심리적 접근이 아닌, 뇌 과학의 관점에서 생물학적인 요인을 통해 우울증을 바라보니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나는 것 같다. 우울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주변 지인에게 이 책을 꼭 추천해주고 싶다.

그리고 꼭 우울증이 아니더라도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더욱 의욕적이고 활기찬 삶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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