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 히가시노 게이고 에세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은모 옮김 / 현대문학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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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핫한 일본의 추리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쓴 에세이집이다. 사실, 소설인 줄 알고 책을 골랐다. '믿고보는 게이고'라길래, '올해부터는 소설 좀 읽어보자'는 심산에서 책을 골랐으나, 이 책은 저자가 2000년대 초중만부터 잡지에 게재한 그의 에세이들의 모음집이다.

소설가는 에세이도 잘 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의 소설을 먼저 접하지 않고 이 책을 먼저 읽은 터라 그가 어떠한 소설을 써왔을지 짐작하며 이 책을 읽었다. 그가 이미 소설가로서 유명세를 얻은 후라서 아마 추리소설 작가로서 자신이 바라보는 과학의 발전에 대한 주제로 일본의 트렌디한 과학 잡지에 주기적으로 기고를 했던 모양이다.

그의 문체에서 대가 답게 센스와 유머, 그리고 이공계 출신 작가다운 냉철함이 묻어난다. 그가 바라보는 그 당시 사회 현상들, 과학 기술의 트렌드들, 그리고 그 만의 견해가 각 글에 담겨있다.

아쉬운 점이라면 그가 쓴 2020년에 근사한 기간의 글들이 아닌, 15년도 더 된 기고 글들의 모음이라는 점이다. 왜 우리는 그런 그의 글을 읽는 것일까? 지금, 그 당시의 과학 기술보다 훨씬 앞서가 있는 이 시대, 인공지능이 상용화되고 있는 이 시대에 옛 시절 잡지에 실렸던 한 소설가의 에세이를 다시 읽는 것일까?

히가시노 게이고의 팬이라면, 이미 그의 전작들을 많이 접하고 그의 견해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이 책이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만약 그의 작품을 접한 적이 없는 나와 같은 사람들은 읽으면서 '왜 내가 지금 이걸 읽고 있지?'라는 생각이 계속 들 수도 있다. 대가의 에세이라서, 그의 팬이라면 소장해야 할 레어템이서일까? 아마 출판사에서는 국내에 그의 팬들이 많이 포진해있기 때문에 어느정도 독자들이 보장되어 있다는 계산으로 이 책을 출판한 것이 아닐까.

그의 재치있는 필체를 만나는 것도 흥미롭기는 했으나, 15년 전의 글들 뿐 아니라 최근 그의 견해가 담긴 에세이들도 만날 수 있었다면 훨씬 흡인력이 있는 에세이집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보게 되는 아쉬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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