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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떨려도 괜찮아
박대령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1월
평점 :
신기한 일이다. 이 책을 어제 밤에 다 읽고 잤는데 오늘 있었던 임원 보고에서 다소 부담스러웠던 내용 보고임에도 불구하고 떨지 않고 차분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팀장님으로부터 "잘하네~"라는 칭찬까지 들었다.
나는 분명 임원울렁증, 발표공포증이 있는 사람인데 신기한 일이다. 아마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위로를 받은 덕분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책에서는 저자 자신을 비롯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그것도 발표를 전문으로 하는 강사까지도) 발표공포증, 떨림증으로 마음고생을 해왔다는 내용이 소개된다. 이 사실 자체가 나에게는 큰 힘이 되었다.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발표를 하면서 덜덜 떨리는 내 목소리를 듣고 더 덜덜 떨기 시작했던 때가 있다. 아니 많다. 그런데 '때로는 떨려도 괜찮아'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이면 오히려 마음이 편해진다. 그리고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점, 떨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나의 떨림 자체에 대한 불편함도 줄어드는 것 같다.
떨리는 증상을 자연스러운 증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마음 자체가 더 긴장을 유발하는 것이다. 목소리의 떨림 자체를 부끄러운 것으로 느끼는 순간 마음에 더 부담이 되고 아드레날린이 마구 분출된다.
떨림 증상은 불안이 아닌, '흥분'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신체가 반응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내가 경험해본 바, 임원 보고를 했을 때에도 내 말을 듣는 상대가 '임원'이고, 그래서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집중하는 것은 효과적인 발표에 전혀 보탬이 되지 않는다. 내가 누군가가 되려는 노력, 즉 '발표를 잘하는 사람'처럼 보이기 위한 노력에 집중하기 보다, 그냥 내가 공부했었던 내용에 집중하니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안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대화를 나누고 보고를 하는 상대방이 누군지가 보이지 않기 시작하자 마음이 편안했고 내용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너무 잘 하려고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떨림'에 대하여 상대방에게 솔직한 것이 오히려 득이되는 것 같다. 발표를 하기에 앞서 청중에게 유머러스하고 솔직하게 자신의 떨림을 솔직히 털어놓고 시작하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
그리고 작은 긍정적인 경험들이 쌓여 결국 나를 성장시키는 것 같다. 여러번 작은 성공을 거듭하다보면 언젠가는 어렵고 복잡한 내용도 많은 청중 앞에서 자연스럽게 발표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
나를 비난하거나, 나에게 부담을 주면서 불편하게 하는 사람들을 곁에 두기보다는, 편안한 사람들을 가까이하고 그들 앞에서 말하는 연습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떨림증에 대한 임상심리전문가의 본인의 이야기, 그리고 여러 떨림증 극복 노하우들을 배울 수 있어 매우 유용했던 책이다. 제목 자체에 책에서 저자가 말하고 싶은 주제가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