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함부로 하지마 - 공격적인 상대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
조 지음, 홍미화 옮김 / 메이트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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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참 마음에 든다. 일본에서 10만 명의 독자가 이미 효과를 실감한 베스트 셀러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주변에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이 책을 보면서 많은 부분에서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일본에서 손꼽히는 정신 폭력 대책 상담 전문가라고 한다. 어릴 적 다툼이 끊이지 않았던 부모 밑에서 정신적 학대와 폭력을 당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던 경험을 토대로 정신적 폭력을 막기 위한 대처법인 Joe 매서드를 독자적으로 개발했다고 한다. 그 독자적 방법들을 이 책에서 공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이 참 잘 쓰여진 책이라고 생각하고, 주변에 알게 모르게 정서적, 정신적 폭력을 당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꼭 추천해주고 싶다.

책은 크게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공격적인 상대의 심리를 알기 위한 6가지 비법

1) 약하거나 민폐를 끼친다고 생각해서 공격해오는 것

2) 당신을 항상 공격하는 사람은 두 단계로 구분한다

3) 상대가 나를 어떻게 보는지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

4) 먼저 평화를 구축해야 한다.

5) 본보기를 세워서 흉내를 낸다

6) 모든 변화는 가능한 한 천천히 한다

2장: 상대의 공격성을 잠재우는 3가지 요령

1) 나쁜 사람이 되어 상대를 대하다

2) 상대에게 감정을 드러내지 말고 무관심하라

3) 상대의 공격에 대한 반응을 줄인다

3장: 불합리한 공격에는 이렇게 대처하라

4) 화의 근원인 말수를 줄인다

5) 경계선을 그어 접점을 줄인다

6) 해결책을 일관성 있게 계속 유지한다

4장: 그래도 공격이 멈추지 않을 때의 최종 수단

7) 차가운 위압감을 드러낸다

8) 상대가 알지 못하게 조용히 행동한다

이 책의 내용 중 가장 공감이 많이 갔던 부분 중 하나가 "상대가 나를 어떻게 보는지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부분이다. 이는 "상대의 눈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바꿔 나가면서 상대의 공격 욕구를 서서히 시들게 하는 방법"이다. (45쪽 참고)

상대가 나를 끄떡하면 공격하고 갑질을 일삼는다면, 이는 상대방이 나를 우습게 알고, 무시한다는 뜻이다. 상대가 나를 우습게 보지 못하도록 나의 이미지를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즉, 우습게 볼 수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상대방이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사람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방법을 알려줘서 매우 유용했다. 가령, 상대방에게 감정을 드러내지 말고 무관심한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그냥 참는 것이 아니라 무관심해지라고. 상대에 대한 무관심은 존재에 대한 냉정함이라고. 상대의 공격에 관심을 없애라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존재에 대해서만 무관심해지는 것이다. 나를 공격해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나의 관심'을 지독하게 받고 싶은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방법을 시도해보아서 잘 안다. 단지 가부장적인 사고방식의 틀 내에서 손 아래사람, 여자라는 이유로 하고 싶은 말, 생각나는 대로, 의식의 흐름대로 말을 다 쏟아놓는 그분들께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나에게 내 잘못을 지적하며 따지고 드는 그분들의 연락을 일절 끊고 전화가 와도 받지 않았고, 콜백을 하지도 않았다. 카톡도 그냥 무대응.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반응이 달라지는 것이다.

지금은 신기하게도 동등, 내지는 내가 할 말을 다하는 관계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저자가 말하는 '무관심'과 '무대응'의 힘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너무 잘 알며 공감한다.

또 나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 앞에서 주의할 점은, 감정을 최대한 숨기고 담담한 태도로 일관하는 것이다. 담담한 태도라 함은, 상대가 비난하지 않을 정도의 무난한 범위 내에서 최소한 흐릿한 태도다.

- 태도 변화가 없음

- 반응의 기복이 작음

- 감정 표현의 기복이 작음

- 덜덜 떨거나 쭈뼛거리지 않음

- 상황에 맞게 확실히 미소 짓고 곤란한 표정을 보임

- 개성적인 언행은 하지 않음

이러한 태도는 '무언가를 간직한 분위기'나 '정체 불명의 두려운 포스'를 풍기는 것이다. 그러면 내가 약하거나 민폐를 끼치는 사람이라는 상대의 인식이 옅어지면서 공격당하지 않게 된다.

누구에게나 착한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 누구에게나 배려를 베풀어야 한다는 의무도 없다. 나에게 함부로하는 사람들에게만큼은 절대로 그런 선을 베풀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크리스찬으로서 '이웃을 사랑, 원수를 사랑하라'는 부채감으로 인해 진심에서 우러나오지도 않은 배려와 비위맞춤을 하다가 무시를 당한 적이 있지 않던가. 내가 사랑하거나 좋아하지도 않은 존재, 나에게 함부로 대하는 존재에게 나의 진심을 거스르는 선의를 베푸는 것은 오히려 가식이요 가증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에게 갑질을 일삼는 자의 존재에 대한 덤덤함과 냉정함, 쿨한 태도가 핵심임을 다시 한 번 기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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