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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표현하는 연습 - 남들 앞에서도 나답게
전훈 지음 / 여름오후 / 2019년 11월
평점 :
품절
나를 표현한다는 것에 대해 어려움이 있다. 잘 못한다. 편안한 사람에게는 잘할수 있다. 하지만 여러사람 앞에서 혹은 나를 평가하는 사람 앞에서 나는 얼어버린다. 한마디로 발표공포, 무대공포증이 있다.
수많은 사람 앞에서 연기하고 자기를 드러내는 연기자, 강연자들을 보면 부럽고 신기하다. 자신의 생각을 자유자재로 표현하고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당당함이 부럽다. 어떻게 하면 저렇게 자신을 자유롭게 드러낼 수 있을까. 연기자들은 어쩜 자신을 온 국민에게 드러내는 일을 저리도 당당하게 하는걸까.
오랫동안 배우들에게 연기지도를 하신 분의 책이다. 수많은 배우 지망생들을 지도해오며 터득한 '자기를 표현하는' 노하우를 소개해주는 책이다. 단순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책이 아니라, '나'를 드러내는 방법에 대한 책이다.
처음에는 쭈뼛쭈뼛했었지만 훈련을 통해 보다 자신감있고 당당하게 연기에 임하게 된 한 제자를 지켜보며, 그의 변화의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성격의 변화'가 아닌 '자기의 본 모습을 되찾은 것'이라고 말한다.
진짜 나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어릴적 누구의 시선도 신경쓰지 않고 있는 그대로 표현했던 내 모습, 그 본래의 모습을 되찾는 일이다. 진짜 내가 되어야 나를 표현하는 일이 자연스럽고 사람들 앞에서 진정한 내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다.
그 비결 중 하나는 집중과 몰입이다. '집중'하기 위해서는 눈썹에 힘을 빡 주는 것이 아니라 '릴렉스'해야 한다. 그리고 좀처럼 집중하기 힘든 상황에서는 사물이든 사람이든 마음 속에 고정된 대상에서 집중하는 훈련을 통해 순간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한다. 영화배우 최민식 씨가 이 훈련을 통해 몰입을 연습했다고 한다.
무대 위에서 여러 사람 앞에서 발표를 할 때 자꾸 목소리가 떨리고 입이 바짝바짝 마르는 이유는 내가 몰입하는 대상이 '떨고 있는 나 자신' 또는 '말 못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내가 집중하는 대상이 말하는 상대방 자체 혹은 내가 전달하려는 생각 자체라면 훨씬 긴장이 줄어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
배우는 무대 위에서만 집중해야 하는 사람이 아니다. 자신의 삶에 집중할 수 있을 때 무대에서도 집중할 수 있다. 삶의 무대에 충실한 배우가 무대에서도 딴생각에 주의를 흩뜨리지 않고 잡스럽지 않은 순정한 연기를 펼칠 수 있다. 집중력은 배우가 무대 위에서 발휘해야 하는 기술을 넘어서는 삶의 기술이다.
삶에 대한 집중력을 방해하는 것은 게으름이다. 게으른 사람은 머릿속이 복잡하다. 해야 할 일을 미루지 않고 제때 하는 사람, 미리 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실천해나가는 사람, 목표를 향해 한눈 팔지 않고 나아가는 사람은 머릿속이 복잡하지 않다.
할 일을 미루고, 계획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고, 목표가 없는 사람은 실제로 하는 일은 없으면서 잡생각과 고민만 많다. 그러면서 온갖 변명과 자기합리화만 늘어놓는다.
삶의 집중력을 키우려면 부지런해져야 한다. 그런데 종종 산만한 것을 부지런한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사람들은 정신없이 바쁘게 사는 것 같지만 많은 경우 게으르고 산만할 뿐이다. / 60-61쪽
집중력이 핵심이다. 집중력이라는 것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자기의 일상에 충실한 사람이 집중력도 좋다. 맡은 일을 미루지 않고 그때그때 해내는 사람, 게으름 피우지 않고 내 할 일에 충실한 사람이 집중력이 좋다. 그 집중력이 바로 무대에서 나타나고 나에게 다른 이의 시선이 집중된 순간 발휘되는 것이다.
이 책은 연기자들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삶에서 진정한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법, 다른 사람으로 사는 삶이 아닌 내 삶을 살아가는 법에 대한 책이기도 하다. 진짜 내가 아닌 다른 이의 삶을 사느라 피곤한 사람들, 내 목소리를 내는 것이 두려운 사람들, 내 솔직한 생각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이 읽어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