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0세 시대가 온다 - 실리콘밸리의 사상 초유 인체 혁명 프로젝트
토마스 슐츠 지음, 강영옥 옮김 / 리더스북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저자는 독일의 대표적인 시사지 <슈피겔>의 실리콘밸리 지사 편집장이자 미국 수석 특파원이다. 기자가 쓴 책답게 지적이며, 논리적이며, 날카롭고 객관적이다.
전 세계의 수재들의 집합소와도 같은 실리콘밸리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그들은 컴퓨터와 기계만 연구하는 것이 아니었다. 바로 '인간'도 연구하고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인간의 몸', 그리고 '수명 연장'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연구하고 있었다.
현재 실리콘밸리에서는 인간을 '컴퓨팅 과제'로 여긴다고 한다. 앞으로 다가올 생물학 혁명이 디지털 혁명이라는 논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의학 시장은 수십조 달러 규모에 이를만큼 거대하며, 미국의 경우, 국가 지출의 20퍼센트가 보건 시스템으로 흘러들어간다. 따라서 IT 대기업들은 샌프란시스코와 시애틀의 기업 본사에서 기초적 의학 연구에 매진하고 있단다. 누가 암을 정복할 것인지, 24시간 내내 혈당, 인슐린, 심장박동수를 어떻게 분석할 것인지, 환자의 정보, 임상 연구 결과 등을 어떻게 분석할 것인지에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 12쪽 참고
이 책에서는 알츠하이머와의 전쟁을 선포한 디지털 생물학, 보건 시스템을 뒤바꿀 인공지능과 알고리즘, 의료 시장에 뛰어든 IT 대기업들, 더 우수한 인간을 만들기 위한 유전학의 도전, 의사와 환자들이 희망을 거는 새로운 암 치료법들, 치료의 영역을 확장하는 합성생물학의 시도들(인체를 부품으로 대체하려는 시도), 또 수명을 연장하는 연구, AI가 가져올 의학의 미래, 2030년 건강 혁명을 앞두고 우리가 당면한 과제들에 대해 다룬다.
가장 기술적으로 앞서가고 세계 기술 시장을 선도하는 실리콘 밸리의 자본들과 지식인들이 주목하는 분야는 바로 '의학'이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장수'와 관련된 분야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고, 실제 수 많은 기업들이 수명 연장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노화 세포란 살아있지만 세포분열을 하지 못해서 새로운 조직을 생성할 수 없는 세포, 이른바 노화가 진행중인 세포를 말한다. 노화세포는 관절이나 눈처럼 노화의 징후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신체 부위에 쌓인다. 학자들은 노화세포가 생체 신호들을 신체에서 고립시키면서 노화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 추측한다. 이러한 노화세포를 제거할 수 있다면 노화 현상이 사라지지 않을까?" / 259쪽
실제 한 연구에서 노화세포를 제거한 젊은 쥐가 더 오랫동안 젊음을 유지했고 늙은 쥐는 더이상 늙지 않았다고 한다. 인간에게서도 같은 결과가 나올지 실험중이라고 한다.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조스도 실제 이러한 수명연장을 연구하는 한 기업(유니티바이오테크놀로지)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한다. 이와 같이 장수를 연구하는 거의 모든 기업에 유명인사들이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죽음을 정복하거나 미루는 일이 지식과 기술의 문제로 여겨지는 것이다. 신체의 구성요소와 프로세스만 밝혀진다면 인간은 정보처리 시스템으로서 신체를 스스로 제어하고 조종할 수 있다.
언뜻 보기에 기이한 소리 같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19세기 말 서구 국가들의 평균 수명은 약 40세였지만 현재는 그 두 배로 늘어났다. 10년에 3년씩 평균 수명이 증가한 셈이다. / 260쪽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생명 연장만을 연구하기 위해 회사를 설립했으며,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는 여러가지 장수 관련 프로젝트에 거액을 투자하고 있다고 한다.
매일하는 조깅의 효과를 알약에 담을 수 있을까? 벌써 여러 바이오파마에서 '운동 효과를 내는 약'을 연구 중이며 10년 내에 시장에 출시될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재미있는 일도 일어나는 곳이 실리콘밸리이다.
이 책은 저자의 상상이나 개인적 소견을 담은 것이 아닌, 실제 저자가 인터뷰와 조사를 통해 밝인 사실들을 담은 책으로서, 실리콘밸리에서는 실제 어떤 연구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어떠한 분야가 어디까지 발전해왔는지를 배울 수 있다.
시사 잡지 편집장의 저서답게 실리콘 밸리의 '의학'과 '생명과학' 분야의 연구의 주제와 그 정도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책이다. 따라서 제목처럼 정말 200세 시대가 올 것이라는 주장에 대한 저자의 개인적 견해나 그 근거가 담겨있기보다는 인간의 생명 연장과 생명 과학에 대해 이러한 추세로 연구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