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버리기 기술

희망 버리기 기술 - 엉망진창인 세상에서 흔들리지 않고 나아가는 힘
마크 맨슨 지음, 한재호 옮김 / 갤리온 / 2019년 9월

신경 끄기의 기술>라는 화제작을 집필한 마크 맨슨의 후속작이다.

저자는 그야말로 요즘 유행하는 방구석 아티스트, 방구석 작가인 것 같다. 그만의 독특하고 신랄한 필체로 우리가 '희망'이라고 여겨온 시대와 역사적 가치들, 종교, 이념, 철학의 상식을 깨주기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

저자는 실체가 없는 것을 희망하지 말고, 이미 존재하는 것을 바라라는 니체의 말을 인용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희망 없는 삶이 어떤 모습인지, 우리 생각 만큼 그리 나쁘지 않다고 말한다. 오히려 건전하지 않은 희망을 갖느니 희망을 갖지 않는 편이 낫다고 말한다.

희망이라는 것이 양날의 검과 같아서 선한 영향력을 주는 희망도 있지만, 인간과 세상에 악한 영향력을 주는 희망, 그리고 누군가가 자신의 목적을 위해 수단으로 이용하는 희망도 존재한다.

우리에게는 그 두가지를 분명하게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에 차라리 희망이 없는 쪽을 택하는 것도 괜찮다는 것이 저자의 지론이다.

어쩌면 우리가 '악'이라고 판단하는 것도 절대적인 악이 아닐 수도 있고, '선'이라 판단하는 것도 절대 선이 아닐 수 있다. "선악에 대한 우리의 개념 너머로 뻗어나가야 한다. 존재하는 것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라는 저자의 말에도 일리는 있다. '희망'이라는 이유로 너무 많은 '존재'와 '현실'을 부정하고 있지는 않나 되돌아보아야 한다.

하지만 희망을 절대적으로 부정할 수는 없다. 저자도 인정하듯, 인간은 '희망'이라는 것이 우리를 생존하게 하기도 한다. 암울한 상황 그 자체에 매몰되지 않고 한 발자국 발을 뗄 수 있는 것도 바로 '희망'이라는 것 때문이다.

하지만 니체와 같이 '신은 죽었다'라고 단언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우리의 논리, 우리의 판단은 늘 옳다. 증명할 수 있고, 눈에 보이는 것만 실존한다'는 사고방고방식에 빠지기 쉽다.

희망이 가진 맹점도 분명 부인할 수 있지만, 그보다 희망이 가진 이점과 능력도 우리 인류를 발전시켜왔고, 또 존재하게 하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위험한 것은 내가 가진 가치, 이념, 종교만이 절대적이고 남이 가진 것은 모두 악하거나 틀리다는 사고방식이 아닐까? 우리가 지닌 희망이 옳고 그르다는 것을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아예 희망을 버리자는 것은

저자의 논리에 모두 동의하지는 않지만,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사고의 오류, 그리고 우리가 가진 희망이라는 것이 절대적인 선이 아님을 깨닫는다는 것은 분명 의미있는 일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