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과 선택 - 왜 항상 우리는 기회는 차버리고 위험에는 빠지는가?
유효상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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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이성적 존재다.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는 다른 동물들과 인간을 구분시켜주는 중요한 인간의 특징이다. 하지만 인간이 얼마나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는지는 수 많은 심리학 실험들을 통해 어렵지 않게 증명될 수 있다.

우리의 선택은 삶의 연속이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자리에 드는 순간까지 판단과 선택, 결정을 한다.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중요한 것까지 어떤 기준에 따라, 우리의 습관에 따라, 무의식에 따라, 심리에 따라...

인간의 판단과 선택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셀 수 없이 많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인간의 판단과 선택에 영향을 끼치는 수많은 요소들을 설명해주는 책이다. 우리가 어떠한 선택을 하는 이유들, 그렇게 행동하고 판단하는 배경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배울 수 있다.


공정하지 않은 공정함 - 상대적 공정성

 

협상은 서로가 주고받는 게임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하나를 주면 하나를 잃어야 하는' 트레이드오프 trade off 상황을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협상의 목표는 언제나 best practice 완벽한 성과이다.

가령, 사람들은 두 나라가 자동차와 농산물을 두고 무역협상을 했을 때 자동차와 농산물 두 분야에서 모두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해상충이 발생하는 협상에서 완벽한 성과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사람들은 트레이드 오프를 인정하지 않는 심리 때문에 자동차를 내주고 농산물을 얻은 무역협상의 결과를 공정한 결과라고 인정하지 않는다.

얻은 농산물 분야의 혜택보다 내준 자동차 분야의 손실을 더 크게 과장하는 손실회피 심리의 영향이다.

그래서 협상 후 웃으며 악수를 하고 돌아서는 순간부터 양측 모두 마음속으로 각자의 손해를 곱씹는다.

공정성이 중요하다면서도 트레이드 오프를 인정하지 않는 이율배반적 사고는 공정성의 기준이 자기 몫에 충실한 개념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사람들은 공정하지 않은 거래에서 너도 죽고 나도 죽는 선택을 할 만큼 감정적이다.

공정성을 선호하기 때문에 때론 손해를 보더라도 공정성을 위반한 대상을 응징하려고 한다.

부당한 거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처벌에 동참한다. 불매운동이 대표적인 예이다.

기업이 공정성에 더 민감하게 대응하고 사회적 책임 CSR에 적극적인 것은 사람들의 심리가 경제적 선택을 좌우할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 72쪽


인간이 얼마나 일관성이 없고, 비합리적 선택을 하기가 쉬운지 이 책을 읽으면 알 수 있다. 끊임없이 비합리적 선택을 함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내가 하는 선택이 옳다고 착각하는 사실을 발견한다.

늘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않는 자신의 특성을 인지하고, 여러 비합리적 인식의 오류에 빠지지 않기 위해 인간이 쉽게 저지르는 오류들과 행동 패턴들을 이해한다면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경제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숫자를 다루는 어려운 학문이 아니라 인간의 선택을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사실도 새롭다. 그 경제학의 이면에 인간의 특성을 꿰뚫는 심리학과 철학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 배우게 된 것 같다.

어떤 선택을 하기에 앞서, 이 책에서 배운 인간의 행동 특성과 패턴들에 대해 고려하고, 내 행동이 심리적, 충동적, 감정적, 비합리적 선택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최대한 오류를 피하게 될 수 있을 것이고, 내가 최종적으로 하는 판단과 선택 자체도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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