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 2020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핑거그림책 1
조미자 지음 / 핑거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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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이라는 심리의 실체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어찌보면이 책에서 묘사된 대로 불안이라는 실체는 내가 상상하는 것처럼 커다란 괴물, 무시무시하고 몸집이 커서 나를 집어삼킬 것처럼 커다란 존재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림책인데 어른을 위한 그림책, 불안이라는 심리를 그림으로 표현한 심리 동화다. 예쁜 색감으로 가득한 눈이 즐겁지만 심오한 내용을 담고 있는 동화다.

"사랑, 행복, 기쁨... 과 함께, 불안도 내 안의 감정"

 

 

불안이라는 감정의 실체는 때때로 나를 어지럽게 하고, 나를 무섭게 한다.

 

그것은 가득 차 있다가도, 어느순간 사라져버리기도 하고, 또 다시 나타나 나를 놀라게 하기도 한다.

주인공은 그 '불안'의 실체를 만나보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내 마음의 심연으로 들어가보기로 마음 먹고 마음 바깥에 삐져나온 끈을 잡아당기기 시작한다.

 

그 마음의 끈을 잡아당기고 보니 '불안'이라는 성난 녀석, 무시무시해보이는 녀석을 맞닥뜨린다.

그 녀석은 아주 크다.

그 녀석은 내가 어디 숨어도 나를 찾아내는 녀석이고, 끈질기게 쫓아다니는 녀석이다.

끈질기게도 계속 머릿속을 온통 헤집고 다니던 녀석이 어느새 사라져버린 것을 발견한다.

 

 

여전히 나를 졸졸 쫓아다니지만, 그 녀석이 때로는 성가시기도 하지만, 이제는 예전 만큼 그렇게 무시무시한 존재가 아니고, 귀엽기도 하고, 또 나름 그 녀석과 우정도 싹트고 있는 중이다.

"아직 네가 두려울 때도 있지만, 이제는 너와 이야기를 할 수 있어."

 

"너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쩌면 우린,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지도 몰라."

 

불안이라는 심리에 대해 그림으로 너무도 절묘하게 묘사한 그림책이다.

 

불안은 무시무시한 존재로 생각하고 두려워 하면, 그 실체는 더욱 힘을 발휘해서 막강해지고, 쫓아내기도 어렵고 끈질기게 나를 쫓아다닌다. 내가 두렵다고 생각하면 할 수록 더욱 마주하기가 어렵다. 무서운 존재다.

 

 

 

그런데, 그녀석은 그냥 그렇게 있는 녀석이다. 어쩌면 내가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존재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그냥 옆에 두면 때로는 사라지기도 하고, 갑자기 나타나지만 어느새 작아져 있기도 하다.

사실 불안이라는 실체는 아주 작고 귀여운 내 주머니 속에 들어갈 수도 있는 연약한 존재인지도 모른다. 어차피 있는 거 그냥 그 녀석을 받아들이고 친구가 되기로 하자.

이렇게 생각하니 불안이라는 실체가 별겨 아니라고 생각되는 신기한 현상과 마주한다. 불안은 그냥 불안이라는 내 감정 중 하나다. 기쁨, 행복, 등 여러가지 감정 중의 하나이지 나를 잡아 먹지도, 나를 죽이지도 못하는 그냥 내 일부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불안이라는 감정을 마주할 때마다 두려워하고 무서워하고 피하려고 애쓸 것이 아니라, 그저 옆에 잠시 둘 수 있는 친구라 불러보는 것은 어떨까. "이 녀석도 잠시 내가 보고싶었나보군. 그래. 잠시 머물다가렴." 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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