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사이가 멀어진 그 사람이 한 때 잘 지냈던 사무적인 관계의 사람이라면 모르겠으나, 아주 가까운 지인이나 가족 중 한 사람이라면?
상대가 누구건, 상태가 어떻건, 한때 잘 지냈던 사람과 감정적 장벽이 생겨버려서 단절된 상태라면 마음 한켠이 불편하게 마련이다. 이 책은 그렇게 서먹해진 관계에서 그 사람을 향한 나의 감정을 돌아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현실적으로 알려주는 책이다.
나의 경우, 관계에서 가장 흔하게 단기적으로나마 단절을 경험하는 대상은 가족일 것이다. 다행히 지인들과는 갑작스럽게 단절이 되는 것에 대해 대부분 자연스럽다고 느껴지고, 또 내가 바쁘다던가, 상대방이 바빠서 연락이 끊겼다가 다시 했을때 전혀 어색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다.
가족은 가장 가깝지만, 또 가장 가깝기에 상처를 주기도 쉽고 받기도 쉬운 관계다. 또 여러 감정들이 얽혀있어 사소한 일에도 감정이 오르락 내리락하기 쉬운 상대이기도 하다.
상대에 대해 나의 감정이 어떠한 것일지조차 헷갈릴 때, 저자는 상대에 대한 마음을 확인하는 방법 중 하나로 '떠나보내기'를 추천한다.
"그 사람이 떠나갈 때 내 마음이 슬픈지, 고통스러운지, 아쉬운지, 아니면 덤덤하고 별 느낌이 없는지 간접적으로 체험해보는 것이다. 상대방을 떠나보냄으로써 관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관점이 바뀌면 불편했던 마음이 편안해지고 답답했던 마음이 자유로워질 수 있다." / 26쪽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더욱 명확하게 알기 위해서 상대를 마음속에서 떠나내며 이별 편지를 써보는 방법을 추천한다. 이별 편지를 쓰기 전에 생각해볼 질문들은:
- 그 사람을 떠올릴 때 가장 그리운 것은 무엇인가요?
- 지금 그 사람과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 지금 그 사람이 어떤 상황이기를 바라나요?
-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어떤 기대를 했었나요?
- 그 사람에게 무엇을 받고싶었나요?
- 당신은 그 사람에게 무엇을 주고 싶었나요?
- 그 사람에게 '고마워'라고 말하고 싶은 일이 있었나요?
-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가장 불쾌한 기억은 무엇인가요?
편지를 다 쓴 다음 소리내어 읽어본다. 그 감정들 역시 상대에 대한 나의 심리 상태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므로 그것대로 의미가 있다. / 30쪽
또한 상대방으로부터 받고 싶은 편지를 직접 써보는 방법도 상대에 대한 나의 심리를 반영하는 것이므로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데 효과가 있다.
저자는 관계를 망치는 가장 빈번한 이유로 '분노'를 든다. 분노는 관계를 망치는 주범이면서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열쇠가 감춰져 있는 중요한 감정이라고 말한다. 문제는 회피, 방어 등의 이유로 스스로 분노를 잘 느끼지 못할 경우 '수동적 공격'으로 표출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