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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무능한 남자들이 리더가 되는 걸까? - 회사가 리더를 뽑을 때 쉽게 빠지는 함정
토마스 차모로-프레무지크 지음, 이현주 옮김 / 파우제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우리는 모두 자신감 넘치고 카리스마 있는 리더의 함정에 빠져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에게는 리더라 하면 자신감이 넘치고 거침이 없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편견이 있는 것 같다. 왜 수 많은 조직에서 대부분의 리더가 여성이 아닌 남성일까? 그리고 존경할만한, 조직 구성원이 모두 만족해하고 성과를 최대치로 끌어낼 수 있는 훌륭한 리더를 만나기가 어려울까? 그에 대한 답을 이 책은 말해주고 있다.
저자는 아르헨티나 출신 리더십 심리학자다. 책에서 독자들에게 직설적이고 과감한 질문을 던진다. "세상 대부분의 리더는 왜 다 무능한가?" 이상하게도 리더의 단점은 왜 그리도 잘 보이는지... 그들의 개인적인 스펙이나, 조직에서 주목 받고 빠른 시간에 승진하는 능력은 그 조직을 관리하는 능력과는 별개인 것처럼 보인다. 저자는 리더의 자신감은 능력이 아니라고 신랄하게 비판한다. 그리고 우리가 가진 리더의 자질에 대한 편견들을 깨뜨려준다.
자신감 넘치는 리더가 꼭 훌륭한 리더인가? 저자에 따르면 아니다.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 성공을 호언장담하고 자신의 능력에 대해 과시하는 사람들은 순간적으로 사람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자신의 실제 성과보다 과대 평가를 받기에 빨리 승진할 가능성이 있지만 사실상 팀의 수장이 되어 업무를 진행하기에는 자질이 부족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조직에서 나쁜 사람이 잘 나가는 이유로 '나르시시스트' 리더에 대한 예가 있다. 나르시시스트들은 대개 자기 중심적이고 인정 욕구가 강하며 목소리가 크고 자기 주장도 강하다. 그래서 겉으로 보기에 카리스마가 있고 추진력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리더를 뽑는 면접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높고, 목소리가 작고 겸손한 사람에 비해 눈에 띄기 때문에 승진할 가능성도 훨씬 많다. 하지만 그들은 공감 능력이 떨어지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 자기 밖에 모른다. 그리고 타인을 이용하면서도 죄책감이나 미안한 감정을 가질 줄 모른다. 그런 사람이 조직을 운영하니 조직이 위태로울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권력에 대한 강한 욕구로 인해 그들은 리더의 자리를 갈망하고, 이러한 욕구와 갈망이 그들을 리더의 자리로 이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근래에 읽었던 또 다른 리더십 심리학자 맨프레드 케츠 드 브리스가 집필한 <리더의 마음>에서도 말하는 부분이다.
이 책에서는 남자가 여자보다 나르시시스트일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회의에서 큰 목소리를 내고 주장을 강하게 어필하는 남성의 의견이 수락될 가능성이 높고, 그에 반해 상대적으로 목소리가 작고 주장이 상대적으로 강하지 않은 여성의 의견이 상대적으로 적게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어서 이러한 점들도 여성 리더가 적은 사실에 영향을 끼친것이라고 말한다. 목소리가 적고 자신감이 부족해 보인다는 것이 꼭 능력이 없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오히려 신중하고 사려가 깊은 성향으로 인해 자기 주장을 덜 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꼭 회의에서 돋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그 사람이 능력이 없다는 의미가 아닌데 사람들은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만으로 여성의 능력을 평가절하하는 경향이 있단다.
책 전반을 통해 저자는 흔히 사람들이 빠진 자신감의 함정, 카리스마의 함정, 성차별의 함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겉으로 그럴싸해 보이는 리더가 정말 조직을 잘 관리하고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워 좋은 성과를 만들어내리라는 법은 없다는 것을 역설한다.
"좋은 리더의 주요 목표는 기업의 꼭대기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팀이 경쟁자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런데 기업은 일반적으로 리더 개인의 커리어적 성공이 업무 성과를 반영하며, 리더가 더 상위로 올라갈수록 자신감과 카리스마라는 자질이 더 있어야 한다고 여긴다. 하지만 리더의 재능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팀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객관적 평가는 비교 사례 부족이나 혼란 변수, 충분하지 않은 데이터 등의 이유로 잘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으나 그럼에도 기업은 여전히 팀 성과를 평가하려 애써야 한다. 팀 성과를 평가하기 쉽지 않다면 팀의 사기를 살펴봐도 좋다. 팀의 사기는 고성과의 원인이자 결과다."
- 6장 바람직한 리더에 대해 알아야 할 것들 - 중
이 책은 진정한 리더의 기능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저자가 말하는 진정한 리더란 자신의 개인적 성취를 최우선으로 삼고 이를 위해 조직원들을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팀 전체의 성과를 끌어올리는 사람이다.
그런데 우리 주변의 흔한 리더들의 모습은 딱 리더가 되기 전까지 전력투구를 하며 세상 열정적으로 일한다. 그리고 승진이라는 목표를 이루고나면 돌변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감투를 씀과 동시에 태생적으로 감투를 쓰고 세상에 나온 사람마냥 거드름을 피우고, 좋은 말만 들으려고 하며, 좋은 말을 해주는 사람만 옆에 두고싶어 하는 것 같다. 리더의 자리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분별력이 떨어지나보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이런 책이 존재하나보다.
세상의 수 많은 리더들이 리더십심리학 강의를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강의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런 책을 통해 본인의 모습을 성찰하고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조직도, 사회도, 국가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리더가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 더 높은 곳에 올라가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지위와 권한을 누리기에 급급하다는 현실이 씁쓸하다.